올 가을에 서울 강북을 비롯한 수도권 북부권에서 전셋집을 구하려는 수요자들은 발걸음을 서둘러야 할 전망이다. 새 입주 물량이 줄어드는 데다 재개발.뉴타운 이주 수요로 전셋값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면 서울 강남권과 경기 남부권은 입주 물량이 풍부해 하락세 내지 약보합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내 인구의 44%(2005년 기준.통계청 자료)에 달하는 전세 등 임차 수요자들은 각 지역별로 차별화한 이주 전략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북,경기 북부 전셋값 오를 듯

26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다음 달 서울 강북권 14개구에서 신규로 입주 예정인 아파트는 197가구로 올 하반기 월별 예정 물량 가운데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월에는 1749가구로 늘어나지만 두 달 동안의 물량을 합쳐도 같은 기간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권 3개구 물량(8180가구)의 21%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지난달 성동구 금호19구역(1057가구),왕십리뉴타운 2구역(1136가구)에 이어 이달 초 행당 제5구역(551가구) 등 재개발 구역들이 관리처분 인가를 받아 이주를 시작하면서 강북 전세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강북 지역은 이미 뉴타운 이주자들이 많이 찾는 단독.연립주택 전셋값이 아파트보다 먼저 급등하고 있다. 전농뉴타운 재개발 이주가 진행 중인 동대문구 장안동의 단독주택이나 연립주택은 전셋값이 올초와 비교해 최고 2000만원가량 올랐다.

이와 함께 아파트 전셋값도 상승 조짐이다. 전농동 동아아파트 인근의 명보공인 관계자는 "전세 수요는 늘어나는데 소형 아파트의 경우 전세로 나온 게 거의 없다"고 말했다. 노원구 상계동 두산공인중개사도 "전세 수급의 불균형이 심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 북부 지역의 아파트 전셋값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 신규 입주 물량이 많지 않은 데다 강북 전셋값 상승 여파 때문이다. 파주는 올해 3월 143가구가 새로 입주했을 뿐 하반기 입주 예정 물량이 없고 양주는 상.하반기 물량이 전혀 없다.

◆강남권과 경기 남부는 하락세 이어질 듯

강남권과 과천,하남 등 인근 경기 남동권은 송파구 잠실동과 과천 일대 재건축 아파트 입주 여파로 전세 물량 구하기가 수월할 전망이다. 특히 강동구는 물량도 많고 전셋값 내림세도 두드러진다. 암사동 양지부동산의 조성희 공인중개사는 "선사현대를 비롯해 일대 아파트 전셋값이 6월 말 대비 1000만~2000만원 정도 내렸다"고 말했다. 송파구 인근 하남시의 전셋값도 하락세다. 이곳 풍산지구의 풍산아이파크 115㎡형은 올초 1억6000만원이었다가 최근에는 1억3000만~1억5000만원까지 내려갔다.

송파구 대단지 입주 여파는 한강 건너 광진구까지 미치고 있다. 구의동 부동산랜드의 이정관 공인중개사는 "주변 아파트의 전세 가격이 30평형의 경우 올 봄 대비 1000만~2000만원 떨어졌다"고 전했다. 과천과 화성,수원 등 경기 남부도 풍부한 입주 물량으로 전세 구하기가 수월하다. 과천은 과천 주공3단지를 재건축한 '슈르 래미안' 3143가구가 최근 입주를 시작했고 화성은 다음 달 향남지구에서 9000여가구가,수원도 재건축 단지에서만 4000여가구가 올 가을 입주할 예정이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강남권이나 인근 지역 입주를 노려온 수요자들이라면 올 가을이 기회"라며 "강북 전세 수요자들은 9월 중순 이전에 전세를 구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임도원/정호진 기자 van7691@hankyung.com

이문용/윤형훈 인턴(한국외대 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