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언론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핵심인사들이 '서울대 정치학과' 선ㆍ후배 사이인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당·정·청에서 대언론 홍보분야의 책임자들이 같은 학과 동문들로 구성된 것이 이채롭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과 신재민 문화부 2차관, 차명진 한나라당 대변인 등 세 사람은 서울대 정치학과 동문이다. 이 대변인은 76학번,신 차관은 77학번,차 대변인은 80학번이다.

이 대변인과 신 차관은 각각 동아일보ㆍ조선일보 기자 출신이며, 차 대변인은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보좌관을 역임했다. 학창시절 막역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2007년 이명박 대선후보 캠프에서 의기투합해 정권 출범 이후 공교롭게도 청와대와 정부,여당의 대변인을 맡게 됐다고 한다.

현 정부의 방송통신정책을 총괄하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도 서울대 정치학과(57학번)를 졸업했다. 입법부 차원에선 최근 국회 문화관광위원장으로 내정된 고흥길 한나라당 의원 역시 같은 학과 출신(62학번)이다.

당·정·청 대변인에 이어 방통위원장,국회 문광위원장까지 서울대 정치학과 출신이 독점한 셈이다.

정치권에선 "이명박 정부의 '입'을 서울대 정치학과 출신들이 싹쓸이했다"는 말이 나온다.

여권의 한 중진의원은 "같은 학과 출신들이 정부의 대언론 파트를 장악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공교롭게도 묘한 시점에 엇비슷한 역할을 나눠 맡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KBS 후임 사장 인선과 관련,'청와대 개입설' 논란을 촉발시킨 장본인이 최시중 방통위원장,이동관 대변인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각별한 인연이 새삼 정치권의 화제가 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최근 KBS 사장 공모에 스스로 '불참'을 선언한 김인규 전 이명박 후보 캠프 방송전략팀장 역시 서울대 정치학과(69학번) 동문이다. 정치권 일각에서 '선ㆍ후배의 '특정 커넥션'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될 만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들 중 한 인사는 "특별히 따로 모임이 있는 것은 아니며 '선ㆍ후배'라는 이유로 각자의 역할에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