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남북관계가 정상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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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관계는 현재 전혀 문제가 없고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
22일 오전 11시 광화문 정부중앙청사의 통일부 브리핑룸.김호년 대변인의 발언에 출입기자들은 술렁대기 시작했다. 금강산에서 민간인이 북한 초병의 총격에 사망한 지 불과 한 달이 조금 지난 현 상황에서 '남북 관계가 전혀 문제가 없이 정상적'이라니…. 사건 발생 이후 금강산 관광은 전면 중단됐고 남북관계는 급속히 악화됐다. 그런데도 이를 풀기 위한 남북 당국자간 회담은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고 있다. 지난달 완공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는 사용조차 못하고 있다. 보통 이런 상황에 대해선 '남북경색'이라는 말을 쓴다. 이 말도 부족할 만큼 지금 남북 관계는 좋지않다. 북한은 이명박 대통령을 '역도'로 표현하는 것을 서슴지 않으면서 비난을 퍼붓고 있다.
그런데 남북관계를 총괄하는 통일부 대변인의 입에서 '지금 전혀 문제가 없고 정상적'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물론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는 것을 마냥 탓할 순 없다.
김 대변인은 남북간의 교역액 및 왕래 인원을 근거로 들었다. 남북간에 작년 한햇동안 15만9000여명이 왕래했는데,올 7월 말까지는 11만4000여명이 오고 가 작년과 비교할 때 전혀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남북 교역액을 봐도 작년 한햇동안 17억9800만달러였고 올 7월 말까지 10억6100만달러를 기록했다. 또 개성공단 생산액은 작년 1억8478만달러였는데 올 6월 말 현재 1억1877만달러였다. 한마디로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는 것.
하지만 그는 '당국자간 대화가 전혀 열리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엔 결국 답하지 못했다. 북한이 적반하장식으로 금강산에서 남측 인원을 추방하는 현실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의 이런 태도가 남북 관계에 대한 정부의 안이한 현실 인식을 보여주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김 대변인은 유난히 '정상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가 너무도 자주 정상이라고 강조하는 것이 비정상적인 남북관계를 애써 숨기려는 헛된 노력처럼 보여 안쓰러워 보이기도 했다.
임원기 정치부 기자 wonkis@hankyung.com
22일 오전 11시 광화문 정부중앙청사의 통일부 브리핑룸.김호년 대변인의 발언에 출입기자들은 술렁대기 시작했다. 금강산에서 민간인이 북한 초병의 총격에 사망한 지 불과 한 달이 조금 지난 현 상황에서 '남북 관계가 전혀 문제가 없이 정상적'이라니…. 사건 발생 이후 금강산 관광은 전면 중단됐고 남북관계는 급속히 악화됐다. 그런데도 이를 풀기 위한 남북 당국자간 회담은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고 있다. 지난달 완공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는 사용조차 못하고 있다. 보통 이런 상황에 대해선 '남북경색'이라는 말을 쓴다. 이 말도 부족할 만큼 지금 남북 관계는 좋지않다. 북한은 이명박 대통령을 '역도'로 표현하는 것을 서슴지 않으면서 비난을 퍼붓고 있다.
그런데 남북관계를 총괄하는 통일부 대변인의 입에서 '지금 전혀 문제가 없고 정상적'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물론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는 것을 마냥 탓할 순 없다.
김 대변인은 남북간의 교역액 및 왕래 인원을 근거로 들었다. 남북간에 작년 한햇동안 15만9000여명이 왕래했는데,올 7월 말까지는 11만4000여명이 오고 가 작년과 비교할 때 전혀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남북 교역액을 봐도 작년 한햇동안 17억9800만달러였고 올 7월 말까지 10억6100만달러를 기록했다. 또 개성공단 생산액은 작년 1억8478만달러였는데 올 6월 말 현재 1억1877만달러였다. 한마디로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는 것.
하지만 그는 '당국자간 대화가 전혀 열리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엔 결국 답하지 못했다. 북한이 적반하장식으로 금강산에서 남측 인원을 추방하는 현실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의 이런 태도가 남북 관계에 대한 정부의 안이한 현실 인식을 보여주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김 대변인은 유난히 '정상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가 너무도 자주 정상이라고 강조하는 것이 비정상적인 남북관계를 애써 숨기려는 헛된 노력처럼 보여 안쓰러워 보이기도 했다.
임원기 정치부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