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보석 원석도 잘 다듬는 연마 과정을 통해서야 비로소 아름답게 빛나는 광체의 보물로 태어난다. 세상의 모든 돌 중에서 아름다운 색을 가진 것을 우리는 보석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보석은 귀하고 소중하다. 귀한 보석일수록 산출량이 작기 때문에 비싼 값을 치르지 않고선 가질 수 없다.

원석을 아름답게 연마할 때 가장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 최고의 광채를 만들어 내는 것이겠지만,이 못지 않게 중요한 게 바로 중량의 보전이다. 그래서 보석 연마사의 최대 목표는 원석의 중량을 최대한 보전하면서 최고의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키는 것이다.

보석의 연마기술은 크게 파세팅(faceting)과 캐보션(cabochon)으로 나눈다. 파세팅은 말 그대로 보석의 원석에 면(얼굴)을 많이 만들어 주는 연마방법이다. 점과 점,선과 선,면과 면의 정교한 일치를 생명으로 한다. 다이아몬드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처럼 주로 아름다운 색을 가진 맑고 투명한 보석에 사용된다. 캐보션은 보석의 내부 반사나 굴절보다는 표면의 아름다운 색과 광택을 살리기 위한 연마법인데 좌우 대칭과 위,아래의 균형을 강조한다. 불투명하지만 아름다운 색과 표면 광택을 지닌 비취,산호,터키석,문스톤의 대표적인 연마 방법이다.

흔히 다이아몬드 형태에 관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물방울 다이아몬드가 가장 비싼가요?"이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도둑일화에서 나온 이야기겠지만,결론적으로 다이아몬드의 가치는 연마 형태로 결정되지는 않는다.

보통 우리가 동그랗게 연마하는 것을 라운드 브릴리언트 커트라고 한다. 이외의 물방울,하트,오벌,사각,마키즈 등 모든 커트를 팬시 커트라고 한다. 다이아몬드에서 가장 중요한 게 크기인데,라운드보다 팬시 형태가 원석으로부터 최대의 크기를 얻을 수 있어 세상에 알려진 유명한 다이아몬드는 대부분 팬시 커트 형태다.

그러면 왜 다이아몬드는 거의 대부분 동그란 형태의 라운드 브릴리언트로 연마하는가 하는 의문이 생길 것이다. 그 이유는 최고의 광채를 얻기 위해선 다이아몬드 밑부분(파빌리온)을 40.5~41.0으로 연마해야 하는데 팬시 커트에서는 전체 형태가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파빌리온 전체를 이 각도로 연마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따라서 라운드에 비해 팬시 형태에서는 브릴리언시(광채)가 다소 떨어지게 마련이다. 다이아몬드의 아름다움과 매력은 브릴리언시와 균형,마무리 광택에 의해 결정되는데 라운드 브릴리언트는 어떠한 팬시 형태보다도 이러한 특성이 높다. 그래서 가장 일반적으로 쓰이는 3캐럿 이하의 원석에 압도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보석디자이너.쥬얼버튼 대표 ejoqueH@jewelbutt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