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일본의 최대 수출상대국으로 떠올랐다.

22일 일본 재무성이 내놓은 무역통계속보에 따르면 지난 7월 중 일본의 대(對) 중국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8% 늘어난 1조2864억엔에 달한 반면 미국으로의 수출은 11.5% 줄어든 1조2763억엔에 그쳤다. 중국 수출이 미국을 웃돈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다.

이로써 중국은 일본의 최대 수출대상국이 됐다. 중국으로의 수출은 지난 38개월 연속 증가한 반면 미국은 11개월 연속 감소했다. 특히 미국에 대한 수출은 2개월째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미국의 경기둔화로 자동차부품 등에 대한 수입 수요가 감소한 게 결정적이었다.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은 4.1% 늘어난 1조312억엔에 달했다.

한편 7월 총수출은 8.1% 증가한 7조6321억엔으로 집계됐다. 6월의 1.8% 감소세에서 2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7월 중 총수입은 18.2% 증가한 7조5410억엔으로 10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원유 가격 급등으로 중동에서의 수입액은 무려 69.1% 늘었다. 이에 따라 무역흑자는 6월에 비해 86.62% 줄어든 991억엔에 그쳤다. 일본의 무역흑자는 2개월 연속 90% 안팎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의 경기 둔화세가 중국 등 신흥국에도 영향을 미쳐 당분간 일본의 수출 감소세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로열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의 니시오카 준코 이코노미스트도 "중국 등 아시아 국가의 수요가 일본 수출을 떠받치더라도 미 경기 둔화의 영향력이 워낙 커 이를 상쇄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