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7%를 넘는 중국 증시 급등에다 간밤 미국시장 상승으로 솔솔 피어났던 국내 증시 상승 기대감이 꺾이고 있다. 내부 수급 여건이 악화된데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다시 부진한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오전 11시20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1520대 초반으로 밀리고 있다. 1700억원이 넘는 프로그램 매물이 지수를 잡아끌고 있다. 상승 출발했던 코스닥 마저 약세로 돌아서며 500선을 재차 위협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서 탈출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고 보고 있다.

키움증권은 "금융위기가 발생한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불안한 흐름이 진행 중"이라며 "위기의 진원지인 미국 주택시장에서 회복 신호가 나타날 때 까지 이 같은 흐름은 반복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주식에 대한 요구수익률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9배(MSCI KOREA 12개월 fwd PER)로 낮아진 밸류에이션 매력만으로 오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판단이다.

삼성증권도 지금 지수에 대한 투자는 무리라고 지적했다.

오현석 투자정보팀장은 "지금처럼 하반기 실적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고 대내외 유동성 여건이 부진한 상황에서는 주가 반등이 제한적일 수 있어 안도 랠리를 겨냥한 지수 베팅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지수가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하다 보니 증권사들도 전반적인 증시 전망을 내놓기보다 개별 종목 추천을 쏟아내고 있다.

적극적인 매수 시점은 아니지만 현 조정을 투자기회로 생각하고 있다면 추천 종목을 참고할 만하다고 본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유망종목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 역시 실적이 최고!

좋은 종목을 가리는데는 우선 실적을 보지 않을 수 없다.

NH투자증권은 2분기 실적을 반영해 관심주를 각 시장별로 15개씩 추천했다.

2분기 실적호전 여부, 밸류에이션과 모멘텀, 업종모멘텀을 감안해 거래소 종목 중에서는 LG전자, LG, LG화학, 동양제철화학, 대림산업, 남해회학, 영원무역, 동원산업, 세아제강, 신라교역, 유니드, 동일산업, 한국카본, 휴스틸, 태경산업을 꼽았다.

코스닥 종목 중에는 무학, 한국알콜, 에버다임, 희림, 와이지-원, 하이록코리아, 한국선재, 평화정공, 삼현철강, 모아텍, 서호전기, 한단정보통신, 동양에스텍, 대동스틸, 케이비티가 뽑혔다.

삼성증권도 대안투자 테마 중 하나로 하반기 실적호전주를 권하고 해당 종목으로 동양제철화학, 삼성정밀화학, 세아베스틸, 한솔제지, KCC, 화인케미칼, 효성, LS, 유한양행, 한샘을 선정했다.

▲ 잘 막는 것도 실력이다

지수 변동성이 클 때는 상대적으로 방어력이 높아 안정성을 보이는 종목도 눈여겨 볼만하다.

우리투자증권은 "지수의 추가하락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마땅히 살 종목을 찾기 어려워 매매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주도주가 형성되지 못하는 시기에는 '믿음직한' 종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가격 모멘텀과 밸류에이션 지표, 수급동향을 모두 감안해 방어력이 높은 투자유망주로 세아베스틸, 한국제지, 세아제강, 농심, 효성, 삼성SDI, 무림페이퍼, 현대모비스, 한라공조, LG화학을 추천했다.

▲ 잊지말자, 배당주

동부증권은 배당주를 선점하라고 조언했다.

강성원 연구원은 "재료에 따라 업종간 순환매가 수시로 일어나는 상황에서 투자자가 일일이 상황에 대처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고배당주에 선제적으로 투자함으로써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확보하는 것이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지투알, S-Oil, 율촌화학, 진로발효, 고덴시, 동양이엔피, 상신브레이크, 화성산업, 리노공업, 대구은행이 안정적인 고배당을 기대할 수 있는 종목으로 선정됐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