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 부국인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그루지야 사태로 유럽으로의 에너지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앙아 최대 산유국인 카자흐스탄은 '바쿠(아제르바이잔 수도)-트빌리시(그루지야 수도)-세이한(터키의 항구도시)'을 연결하는 BTC 송유관 등을 이용,원유를 유럽에 수출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최근 그루지야 전쟁으로 BTC 송유관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지난 2월엔 그루지야 흑해 연안의 바투미항 인근에 있는 오일 터미널까지 사들였으나 최근 바투미항 당국으로부터 정세 불안 등으로 이를 이용할 수 없다는 통보도 받았다. 결국 카자흐스탄은 아제르바이잔,그루지야 등을 통해 수출하려던 원유를 당분간 국내 소비용으로 돌리기로 결정했다.

중앙아 최대 천연가스 생산국인 투르크메니스탄도 수출 경로를 다양화하기 위해 자국과 아제르바이잔을 연결하는 카스피해 횡단 가스관 건설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최근 그루지야 전쟁 여파로 가스관 건설이 차질을 빚고 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그루지야전 승리로 중앙아에서 장악력을 높이고 있다"며 "카자흐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의 에너지 유럽 수출도 현재로선 전망이 어둡다"고 분석했다.

한편 국제사회로부터 철군 압력을 받아온 러시아군은 약속대로 18일 그루지야 영토 내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루지야 영토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출 때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 데다 귀환 장소 역시 그루지야 국경 인근으로 알려지면서 철군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남오세티야의 예두아르트 코코이티 대통령은 이날 정부를 해산하고 한 달 동안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코코이티 대통령은 그루지야 전쟁 도중 피해지역 복구 등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정부 해산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