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에서 빈 손으로 돌아갈 처지에 놓인 남자 체조가 마지막 찬스에서 대역전을 노린다.

단체전과 개인종합에서 메달을 따지 못한 체조 대표팀은 17일 시작되는 개인 종목별 결선에 기대를 걸고 있다. 17일 김지훈(24·서울시청)이 안마에 출전하고 양태영(28·사진)과 유원철(24·이상 포스코건설)은 19일 주종목 평행봉에서 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을 겨냥하고 있다.

철봉이 주종목인 김지훈은 단체전 예선 때 실수하는 바람에 철봉 결선진출이 좌절됐고 대신 안마에서 예선 8위로 결선에 올랐다. 그러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 종목을 3연패 한 샤오친(중국)과 이번 대회 2관왕을 차지한 양웨이가 모두 출전,메달까지는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반면 세계 톱 수준인 평행봉에서는 메달을 바라볼 만하다. 2006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 종목 은메달을 딴 유원철은 예선을 4위(16.150점)로 통과했고 14일 개인종합에서 아쉽게 메달을 놓친 양태영은 16.100점으로 6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양태영은 특히 개인종합 결선 평행봉에서 16.350점으로 전체 1위를 차지하며 부진 탈출의 해법을 찾았다. 그는 "이날처럼만 연기를 할 수 있다면 메달은 충분하다"며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단순한 메달이 아닌 '금'메달을 바라는 체조인들의 염원을 풀기 위해 양태영과 유원철은 리샤오펑(27·중국)이라는 장벽을 넘어야 한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이주형 현 대표팀 감독을 누르고 평행봉에서 금메달을 딴 리샤오펑은 예선 점수 16.425점으로 1위로 결선에 올라 금메달 0순위 후보다운 기량을 자랑했다.

리샤오펑이 강력한 우승 후보임에는 분명하나 '실수가 많다'는 약점이 있어 양태영 유원철이 실수를 얼마나 줄이느냐에 따라 성패가 판가름난다.

베이징=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