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바뀐 처지, LGDㆍ삼성S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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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와 삼성SDI의 운명이 뒤바뀌고 있다.
연초 각 증권사들이 '올해의 톱픽'으로 꼽는데 주저함이 없었던 LG디스플레이는 패널값 급락 쇼크에 휘청거리고 있는 반면,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으로 몸집이 가벼워진 삼성SDI는 회생의 날개짓을 하고 있다.
주가의 엇갈림은 드라마틱한 반전을 보였다. LCD 호황을 기대했던 LG디스플레이 주가는 지난해 말에 비해 오히려 40% 가량 주저앉았다.
그러나 지난해 국내 대기업 중 순이익 감소 순위에서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부진했던 삼성SDI의 주가는 올 들어 34% 가량 치솟았다.
지난 5일 LG디스플레이가 2만8050원으로 장을 마쳐 52주 신저가를 기록했으나, 1주일여만인 13일 삼성SDI는 9만2200원의 신고가를 보여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LG디스플레이의 '불행'은 예상치 못한 소비 부진과 패널값 폭락에서 비롯됐다. 지난달 초 권영수 사장은 "미국 경기 침체로 LCD TV 메이커들이 저가 상품을 잇따라 내놓는 등 가격 경쟁에 들어갔고 이에 발맞춰 대만 LCD 업체들이 덤핑 공세를 시작했다"며 "LCD 패널업체들의 수익 구조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고 토로한 바 있다.
현실은 우려보다 더 심했다. 성수기로 예년 패널 가격이 올라가는 7~8월 기간동안 TV와 노트북 패널은 10~15%, 모니터 패널은 25%까지 가격이 폭락한 것이다. 그만큼 하반기 LG디스플레이의 실적도 비관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영증권은 최근 LG디스플레이에 대해 수요 회복과 패널가격 상승 등 모멘텀은 모두 사라지고 기업가치만 남은 상태라며 목표주가를 4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향후 실적과 패널가격이 장기적으로 하향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돼 주가 상승 모멘텀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다.
CJ투자증권도 LCD 가격 하락 추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감산과 성수기 효과로 9~10월 IT 패널값이 안정되겠지만, 11월 후반부터는 비수기 진입에 따른 세트업체 재고 조정으로 재차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런가하면 삼성SDI는 지난 2분기에 연결기준 10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시장의 예상보다 빨리 6분기만에 흑자 전환하며 회생의 신호탄을 쐈다.
만년 적자 상태였던 PDP 사업의 손실 규모가 크게 줄어들었고, 새 주력사업인 2차전지의 실적은 크게 개선된 덕분이다.
무엇보다 PDP 사업이 삼성전자로 통합 운영되고, 모바일디스플레이 부문은 삼성전자와의 합작회사에서 맡기로 하는 등 구조조정 효과에 대한 기대가 크다.
문현식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구조조정을 통해 모바일디스플레이는 공격적 투자가 가능하며, PDP 부문은 무리한 의사결정은 줄고 제품 개발 시너지가 발생하는 등 긍정적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푸르덴셜투자증권은 지난 13일 삼성SDI의 3분기 영업이익이 2분기 대비 5배 증가한 569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PDP 사업부의 적자 폭이 300억원 이상 감소하고, 2차전지가 확고한 캐쉬카우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2차전지 사업에 대한 호평도 나오고 있다. 정근해 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휴대폰과 노트북, 하이브리드차 등에서 2차전지 수요가 급증할 것이고, 2차전지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우려는 정부의 지원도 긍정적이라며 삼성SDI 등을 수혜주로 꼽았다.
하지만 삼성SDI 주가의 추가적인 상승은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많다. 문현식 연구위원은 "아직까지 삼성SDI의 수익을 근거로 주가 상승을 논하기에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며 "수년동안 실적과 주가가 추락하다가 흑자전환과 매출 상승, 구조조정 효과로 상승했지만 향후 큰 폭의 추가 상승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진투자증권도 최근 보고서에서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주가에 이미 반영된 구조조정 외에 다른 동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14일 오후 1시 44분 현재 삼성SDI는 0.78% 상승하고 있으나, LG디스플레이는 0.50% 하락세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연초 각 증권사들이 '올해의 톱픽'으로 꼽는데 주저함이 없었던 LG디스플레이는 패널값 급락 쇼크에 휘청거리고 있는 반면,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으로 몸집이 가벼워진 삼성SDI는 회생의 날개짓을 하고 있다.
주가의 엇갈림은 드라마틱한 반전을 보였다. LCD 호황을 기대했던 LG디스플레이 주가는 지난해 말에 비해 오히려 40% 가량 주저앉았다.
그러나 지난해 국내 대기업 중 순이익 감소 순위에서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부진했던 삼성SDI의 주가는 올 들어 34% 가량 치솟았다.
지난 5일 LG디스플레이가 2만8050원으로 장을 마쳐 52주 신저가를 기록했으나, 1주일여만인 13일 삼성SDI는 9만2200원의 신고가를 보여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LG디스플레이의 '불행'은 예상치 못한 소비 부진과 패널값 폭락에서 비롯됐다. 지난달 초 권영수 사장은 "미국 경기 침체로 LCD TV 메이커들이 저가 상품을 잇따라 내놓는 등 가격 경쟁에 들어갔고 이에 발맞춰 대만 LCD 업체들이 덤핑 공세를 시작했다"며 "LCD 패널업체들의 수익 구조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고 토로한 바 있다.
현실은 우려보다 더 심했다. 성수기로 예년 패널 가격이 올라가는 7~8월 기간동안 TV와 노트북 패널은 10~15%, 모니터 패널은 25%까지 가격이 폭락한 것이다. 그만큼 하반기 LG디스플레이의 실적도 비관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영증권은 최근 LG디스플레이에 대해 수요 회복과 패널가격 상승 등 모멘텀은 모두 사라지고 기업가치만 남은 상태라며 목표주가를 4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향후 실적과 패널가격이 장기적으로 하향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돼 주가 상승 모멘텀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다.
CJ투자증권도 LCD 가격 하락 추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감산과 성수기 효과로 9~10월 IT 패널값이 안정되겠지만, 11월 후반부터는 비수기 진입에 따른 세트업체 재고 조정으로 재차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런가하면 삼성SDI는 지난 2분기에 연결기준 10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시장의 예상보다 빨리 6분기만에 흑자 전환하며 회생의 신호탄을 쐈다.
만년 적자 상태였던 PDP 사업의 손실 규모가 크게 줄어들었고, 새 주력사업인 2차전지의 실적은 크게 개선된 덕분이다.
무엇보다 PDP 사업이 삼성전자로 통합 운영되고, 모바일디스플레이 부문은 삼성전자와의 합작회사에서 맡기로 하는 등 구조조정 효과에 대한 기대가 크다.
문현식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구조조정을 통해 모바일디스플레이는 공격적 투자가 가능하며, PDP 부문은 무리한 의사결정은 줄고 제품 개발 시너지가 발생하는 등 긍정적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푸르덴셜투자증권은 지난 13일 삼성SDI의 3분기 영업이익이 2분기 대비 5배 증가한 569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PDP 사업부의 적자 폭이 300억원 이상 감소하고, 2차전지가 확고한 캐쉬카우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2차전지 사업에 대한 호평도 나오고 있다. 정근해 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휴대폰과 노트북, 하이브리드차 등에서 2차전지 수요가 급증할 것이고, 2차전지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우려는 정부의 지원도 긍정적이라며 삼성SDI 등을 수혜주로 꼽았다.
하지만 삼성SDI 주가의 추가적인 상승은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많다. 문현식 연구위원은 "아직까지 삼성SDI의 수익을 근거로 주가 상승을 논하기에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며 "수년동안 실적과 주가가 추락하다가 흑자전환과 매출 상승, 구조조정 효과로 상승했지만 향후 큰 폭의 추가 상승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진투자증권도 최근 보고서에서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주가에 이미 반영된 구조조정 외에 다른 동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14일 오후 1시 44분 현재 삼성SDI는 0.78% 상승하고 있으나, LG디스플레이는 0.50% 하락세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