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역도의 희망' 사재혁(23·강원도청)이 인상에서 한국신기록을 작성하며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 역도에서 극적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사재혁은 13일 오후 베이징 항공항천대학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77㎏급에서 인상 163㎏, 용상 203㎏으로 합계 366㎏을 들어올려 중국의 리훙리(28)와 합계 동률을 이뤘지만 몸무게가 450g 덜 나가 정상에 올랐다. 사재혁은 몸무게가 76.46㎏이고 리훙리는 76.91㎏이다.
사재혁은 인상에서 3위에 머물렀지만 용상에서 괴력을 뿜어내며 극적인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출발도 순조로웠다. 인상 1차 시기에서 160㎏을 가볍게 들어 올린 사재혁은 인상 2차 시기에서 자신이 세운 한국기록(162kg)을 1kg 늘린 163㎏도 거뜬하게 들었다. 기세를 몰아 연습 때도 들어 보지 못한 168㎏을 인상 3차 시기에서 신청했으나 실패했다.
사재혁은 용상에서 역전승을 노려야 했다. 사재혁은 용상 1차 시기에서 203㎏을 신청했고 리훙리는 사재혁보다 8㎏이 가벼운 195㎏을 적어냈다. 중량이 가벼워 먼저 플랫폼에 오른 리훙리는 1차 시기를 성공해 합계 361㎏까지 기록했지만 2차 시기에서 198㎏을 드는 데 실패했다. 하지만 리훙리는 3차 시기에서 재도전해 결국 198㎏을 들었고 합계 기록은 366㎏이 됐다.
사재혁은 리훙리의 기록을 본 뒤 전략을 바꿨다. 일단 안정적으로 은메달을 확보한 뒤 1위 탈환까지 노리겠다는 것. 사재혁은 1차 시기 중량을 203㎏에서 201㎏으로 낮췄고 가볍게 성공했다. 자신감을 얻은 사재혁은 2차 시기에서 206㎏을 신청했다. 플랫폼에 오른 뒤 한 숨을 고른 사재혁은 바벨을 가슴에 얹은 뒤 힘차게 기합을 넣으며 머리 위까지 번쩍 들어올려 우승을 확정했다.
한국 역도 사상 올림픽에서 금메달이 나오기는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전병관에 이어 16년 만이다. 또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지난 10일 여자 53㎏급 윤진희(22·한국체대)의 은메달에 이어 두 번째 메달이다.
사재혁은 이번 우승으로 모든 체급 석권을 노리는 중국의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
사재혁과 같은 체급에 출전했던 김광훈(26·상무)은 인상 155㎏,용상 200㎏ 등 합계 355㎏으로 아깝게 4위에 머물렀다.
디지털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 [화보] ‘투혼’ 사재혁, 남자 역도 16년만에 금메달
▶ [화보] 사재혁, 남자 역도 77kg급 ‘금메달을 향해’ ①
▶ [화보] 사재혁, 남자 역도 77kg급 ‘금메달을 향해’ ②
▶ [화보] 올림픽야구 미국전, 9회말 극적인 역전승 ‘환희’
▶ [화보] 올림픽야구, 미국 꺾은 한국 ‘이렇게 기쁠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