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재혁은 연속 부상의 어려움을 극복한 한국 역도의 희망이다. '여자 헤라클레스' 장미란(25ㆍ고양시청)의 빛에 가려 그동안 관심을 덜 받았지만 최근 실력이 일취월장한 데다 뛰어난 승부 근성으로 올림픽에서 한국에 메달을 안길 기대주로 평가를 받아 왔다.

168㎝로 강원도 홍천에서 1남1녀 중 첫째로 태어난 사재혁은 홍천중에 다니던 1997년 체육교사의 권유로 바벨을 처음 들었으나 잇단 부상으로 숱한 고비를 겪었다.

2001년 훈련을 하다 오른 무릎을 다쳐 처음으로 수술을 받은 뒤 2003년에는 왼 어깨 부상으로 두 차례나 수술대 위에 올랐다. 무릎과 어깨 부상이 완쾌될 즈음인 2005년에는 오른 손목까지 다쳐 또 수술을 받았다. 한 때 바벨을 놓을 생각마저 했지만 '올림픽에 나가 꼭 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각오로 재활에 몰두했다.

결국 2년 전부터 서서히 몸 상태를 끌어올렸고, 인상과 용상에서 마무리 동작의 문제점을 보완하자 성적도 꾸준히 올라갔다. 지난해 인상 훈련 도중 다친 양 팔꿈치에 통증이 조금 남아 있긴 하지만 올림픽 메달에 대한 의욕을 꺾지는 못했다.

2007 코리아컵 왕중왕 대회에서 한국신기록을 네 차례 갈아치운 그는 같은 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용상 3위를 차지,그해 남자 역도 최우수선수(MVP)로 뽑히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사재혁은 베이징에 오기 전 태릉선수촌 훈련에서 인상 163㎏ 용상 208㎏을 들어올려 합계 371㎏을 기록한 적도 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