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1700원 vs 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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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을까? 불안한데…." 지난 12일 저녁 서울 잠실의 한 음식점에서 수입육업체 네르프가 주최한 미국산 쇠고기 시식회.주최 측은 최근 비행기로 수입해온 LA갈비 등을 내놨다. 시식회에는 기자들과 업계 관계자,일반 손님 등 40여명의 고기 굽는 소리로 요란했다. 그러나 기자와 함께 온 친구는 선뜻 젓가락을 들지 못했다. '안전하니 걱정말고 먹어보라'고 거듭 권하자 조심스레 한 점을 맛보더니 이내 부지런히 접시를 비웠다.
한 수입육업체의 직영 정육점에선 이날부터 판매하는 LA갈비(초이스등급.100g)를 1700~1800원,등심을 2500원에 내놨다. 수입육업계는 이달 말까지 미국산 쇠고기를 총 3000t가량 들여올 예정이다.
문제는 판로가 제한돼 일반 소비자들이 쉽게 사기 어렵다는 점이다. 같은 시간 한 백화점에선 보도자료를 보내왔다. 항생제.성장촉진제를 맞히지 않고 유기농 사료만 먹여 키운 '유기농 한우'(1++등급)를 판다는 것이었다. 가격은 100g에 1만7000원.미국산 LA갈비의 10배 가격이다. 일반 한우(1등급)도 여전히 4~5배 비싼 7000~9000원에 달한다.
쇠고기 파동의 여진이 남아 있는 와중에 추석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물가에 서민들은 추석 차례상 차리기가 벌써부터 걱정이다.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은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놓고 여전히 눈치만 보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롯데마트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했을 때 오물 사태까지 치른 경험이 있고 아직 반대세력의 서슬이 퍼런데 어느 업체가 '용감하게' 먼저 나서겠느냐"고 반문했다.
내 권리가 중요한 만큼 남의 권리도 존중되는 게 민주사회라면,먹지 않을 권리만큼이나 서민들의 사먹을 권리도 중요하다. '광우병 괴담'에 취해 있는 동안 가장 크게 침해받은 권리가 소비자의 선택권이 아닌가 싶다. 시식회에서 만난 한 50대 손님의 "나는 한우를 사먹을 형편이 못 되는데,어느 산지든 검역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선택은 소비자들이 알아서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다.
최진석 생활경제부 기자 iskra@hankyung.com
한 수입육업체의 직영 정육점에선 이날부터 판매하는 LA갈비(초이스등급.100g)를 1700~1800원,등심을 2500원에 내놨다. 수입육업계는 이달 말까지 미국산 쇠고기를 총 3000t가량 들여올 예정이다.
문제는 판로가 제한돼 일반 소비자들이 쉽게 사기 어렵다는 점이다. 같은 시간 한 백화점에선 보도자료를 보내왔다. 항생제.성장촉진제를 맞히지 않고 유기농 사료만 먹여 키운 '유기농 한우'(1++등급)를 판다는 것이었다. 가격은 100g에 1만7000원.미국산 LA갈비의 10배 가격이다. 일반 한우(1등급)도 여전히 4~5배 비싼 7000~9000원에 달한다.
쇠고기 파동의 여진이 남아 있는 와중에 추석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물가에 서민들은 추석 차례상 차리기가 벌써부터 걱정이다.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은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놓고 여전히 눈치만 보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롯데마트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했을 때 오물 사태까지 치른 경험이 있고 아직 반대세력의 서슬이 퍼런데 어느 업체가 '용감하게' 먼저 나서겠느냐"고 반문했다.
내 권리가 중요한 만큼 남의 권리도 존중되는 게 민주사회라면,먹지 않을 권리만큼이나 서민들의 사먹을 권리도 중요하다. '광우병 괴담'에 취해 있는 동안 가장 크게 침해받은 권리가 소비자의 선택권이 아닌가 싶다. 시식회에서 만난 한 50대 손님의 "나는 한우를 사먹을 형편이 못 되는데,어느 산지든 검역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선택은 소비자들이 알아서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다.
최진석 생활경제부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