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오 금메달 명중.마린보이 박태환 파이팅."

베이징올림픽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전이 펼쳐진 12일 오전 4800만 국민들의 시선이 경기 출발대에 오르는 박태환 선수에게 모아졌다. 시내 곳곳에 설치된 대형 TV 스크린 주변에는 갈 길을 멈추고 박 선수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자동차나 전철에서는 저마다 손 안에 든 휴대폰 DMB를 통해 박 선수의 역영을 지켜봤다.

박 선수가 재학 중인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에서는 단국대 학생과 교직원,지역 주민 등 200명의 응원단이 학생회관에서 대형 스크린을 통해 결승전을 지켜보며 응원했다. 경기 시작 전부터 단국대 응원단 '웅비'의 리드로 뜨거운 응원전을 펼친 이들은 경기가 시작되자 시종일관 긴장된 모습이었다. 모든 국민들은 박 선수가 출발대를 떠난 뒤 결승선에 돌아온 1분45초간 숨죽이며 TV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아쉽게 은메달에 머물렀지만 아시아 신기록을 경신한 그에게 국민들은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베이징과의 시차가 1시간에 불과한 덕분에 이번 베이징올림픽이 사실상 '시차 없는 올림픽'이 되면서 근무 시간에 아예 직원들이 함께 모여 단체 응원을 벌이는 회사들도 많았다. 박 선수의 후원사인 SK텔레콤 임직원들은 본사인 서울 을지로 SKT타워 각 층마다 설치된 대형 TV 앞에 모여 응원을 펼쳤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축구 같은 경기와 달리 대부분의 올림픽 종목 결승전은 시간이 짧아 직원들이 함께 모여 응원하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KT도 이날 경기도 분당 본사와 광화문 사옥 등에서 사내 방송인 KBN을 통해 자사 소속인 진종오 선수의 사격 50m 권총 경기를 중계 방송했다. TV 앞에 모인 KT 임직원들은 진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자 함성을 지르며 기뻐했다.

단체 응원까지는 아니어도 각 회사 사무실에서는 소형 DMB 기기나 TV 수신이 가능한 PC 모니터 주위로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응원을 벌이는 장면도 눈에 띄었다. 한국 선수단의 메달 획득이 확정되는 순간 사무실 이곳 저곳에서 작은 탄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직장인 한승훈씨(34)는 "업무 시간에는 TV를 켤 수 없지만 컴퓨터 창에 실시간 중계창을 띄워 놓거나 휴대폰 DMB를 보는 직원들이 많다"며 "회사도 올림픽 중계 시청을 엄격하게 막지 않아 요령껏 알아서 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