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5개 대형 신용협동조합들이 주택 모기지 관련 증권 투자로 막대한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회원들이 출자해 설립한 비영리 금융회사로,통상 자산을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신협들조차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의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신협은 평가손실 반영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를 우려해 회계 처리 방식을 바꿔 논란을 빚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 연방감독당국의 자료를 인용해 5월 말 현재 중앙연방신협(CFCU) 등 5개 신협의 미실현 손실이 57억달러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총 자산이 457억달러 규모인 CFCU는 25억1600만달러의 미실현 손실을 기록했다.

금융감독 당국은 자산을 처분하지 않은 상태의 손실인 만큼 모기지 시장이 안정되면 신협의 손실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신용협동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8400개 회원 신협의 보유 자산은 7750억달러에 육박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해당 신협들이 모기지 시장 관련 문제의 심각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지 메이슨대의 제럴드 한웩 교수는 "5개 대형 신협들이 시장 상황 악화에 대응할 수 있을 정도의 유동성을 갖추고 있지만 리스크가 커지면 한두 개 신협에서 고객 이탈 현상이 빚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