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롯데백화점에서 가장 많이 팔린 와인은 칠레산 '카보 데 오르노스'(15만원)였다. 중저가 와인을 주로 판매하는 이마트에선 이탈리아산 '발비 소프라니 모스카토 다스티'(1만9900원)가 지난해에 이어 판매량 1위를 고수했다.

와인수입업체 금양인터내셔날과 월간 주류저널이 11일 국내에서 점포가 가장 많은 롯데백화점(27개)과 이마트(115개)를 대상으로 상반기(1~6월) 와인 판매량 순위를 집계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의 판매량 상위 10위 가운데 7종이 10만원 이상의 고가 레드와인이었다. 순위를 보면 2위 미국산 '켄달잭슨 그랑리저브 카베르네 소비뇽'을 비롯 7위 칠레산 '알마비바 2005' 등 일반인에게도 친숙한 와인이 많았다. 특히 지난해 순위와 비교할 때 아르헨티나 와인인 '이스카이'와 '메달라 카베르네 소비뇽' 2종을 제외한 8종이 올해 새롭게 10위 안에 진입한 신대륙 와인이었다.


조상덕 금양인터내셔날 차장은 "'이스카이''알타이르''알마비바''메달라' 등은 각기 해당 국가를 대표하는 와인들"이라며 "프랑스 와인이 주춤한 대신 신대륙 와인의 프리미엄화가 소비자들에게 먹혀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에서 지난해 판매량 1위는 프랑스산 '샤토 그뤼오 라로즈'(17만원)였으나 올 상반기엔 10위 안에 들지 못했다.

이마트에서는 1만원대 저가 데일리 와인과 스위트 와인의 강세가 두드러진 특징이다. 10위권 내 와인 모두가 스위트 와인이었고,가격이 2만원을 넘는 와인은 2종에 불과했다. 미국산 '매니 수위츠 콩코드',칠레산 '조세피나 카르미네르' 및 '조세피나 카베르네 소비뇽' 등 1만원 미만 와인도 3종에 달했다.

스위트 와인이 인기를 끈 이유에 대해 이마트 관계자는 "최근 대거 유입된 젊은 여성 소비자들의 영향"이라며 "'간치아''빌라엠' 등 이탈리아산 모스카토 다스티 와인이 1ㆍ3ㆍ5위에 오른 것도 여성들의 구매 비중이 크게 높아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모스카토 다스티는 이탈리아 아스티 지역에서 모스카토 품종으로 만든 스위트 와인을 의미한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