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 보이' 박태환(19ㆍ단국대)이 마침내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 수영이 올림픽에 도전한 지 44년 만에 딴 첫 메달이다.

박태환은 10일 중국 베이징 국가아쿠아틱센터에서 펼쳐진 2008 베이징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1초86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두드렸다. 자유형에서 동양인 남자 선수가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은 무려 72년 만이다. 금ㆍ은ㆍ동을 통틀어서도 48년 만에 나온 것이다.

박태환이 한국 수영의 염원이었던 올림픽 금메달을 따내자 국내 스포츠 및 광고 업계에서는 당분간 '박태환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무엇보다 골프의 박세리처럼,박태환을 우상으로 삼아 수영을 배우는 '박태환 키즈(kids)'가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박태환이 2006 도하아시안게임과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잇따라 금메달 소식을 전한 뒤 수영장을 찾은 사람들이 크게 늘어난 데서 알 수 있다.

또 수영복 등 국내 용품 시장도 현재 연 2200억원대에서 20% 이상 신장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광고업계에서는 박태환 스폰서십 효과를 2000억원 이상으로 추산한다. SK텔레콤 국민은행 롯데칠성 베이직하우스 등이 이미 박태환을 모델로 기용해 짭짤한 효과를 누리고 있을 뿐 아니라,그 외 유수의 기업들이 박태환 잡기에 나설 경우 몸값이 치솟을 것이기 때문이다.

2013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유치를 추진 중인 서울시도 '박태환 효과'를 노리고 있다. 대회를 유치할 경우 해외 관광객과 생산ㆍ고용 유발 효과를 합쳐 경제 효과는 3000억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와 함께 박태환의 금메달 획득은 한국이라는 국가 브랜드를 세계에 널리 알리고 국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는 등 엄청난 무형의 효과도 거둘 것으로 분석된다.

박태환이 동양인에게는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올림픽 수영 자유형에서 금메달을 따 낸 것은 뛰어난 신체 조건과 함께 주위 스태프ㆍ요원들이 합작해 낸 한국식 수영법 및 스포츠 과학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풀이다. 보통 사람의 2배 가까이에 달하는 폐활량,탁월한 부력(몸이 물에서 뜨는 힘)과 물 속 발차기 리듬 등을 박태환 특유의 수영법으로 발전시켜 최고의 선수를 만들어 냈다는 분석이다.

특히 노민상 수영대표팀 총감독과 송홍선 체육과학연구원 박사를 중심으로 시행한 '24주 훈련 프로젝트'는 금메달 획득의 가장 큰 동인이었다. 지난 2월27일 박태환이 태릉 선수촌에 재입촌했을 때 기초 체력과 유연성은 형편없이 떨어져 있었고 중ㆍ장거리 선수에게 필수인 지구력도 '제로'에 가까웠다. 이에 따라 노 감독은 박태환에게 운동생리학을 접목시켰다.

올림픽을 앞두고 몸의 변화를 점검해 볼 수 있는 스텝 테스트와 젖산 테스트를 도입했는가 하면 지구력을 높이기 위해 하루 평균 1만7000m 정도를 헤엄치도록 하는 강도 높은 훈련을 거듭했다. 지구력을 키운 후에는 본격적인 스피드 훈련에 돌입했다.

후원사인 스피도가 개발한 새 수영복 '레이저 레이서'도 물 저항력을 줄여 주고 부력을 향상시키며 근육을 잡아 줘 물 속에서 최대한 힘을 쓸 수 있도록 했다. 스피도는 박태환을 위해 30억원을 투자했다는 얘기가 흘러 나온다. 이 모든 노력과 투자의 결과가 한국 수영 44년 숙원인 금메달로 돌아왔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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