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하루 만에 금리 인상 충격에서 벗어나 반등했다. 그러나 코스피지수가 11일째 1500대에 갇혀 있는 답답한 박스권 장세가 계속되고 있다.

8일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 20포인트 가까이 빠지며 약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프로그램 매수세에 힘입어 4.72포인트(0.3%) 오른 1568.72에 장을 마쳤다.


전날 금리 인상 피해주로 약세를 나타낸 건설과 은행은 이날 각각 2.26%와 0.62% 올라 상승을 주도했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이 어느 정도 예상됐던 점을 감안하면 전날의 하락이 과도했다는 보상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주택경기 부진과 기업ㆍ가계의 이자 부담 증가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에 건설과 은행엔 금리 인상의 여진이 남아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리 인상을 인상 기조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며 "국제 유가 진정세와 내수 및 고용시장 부진 등을 고려할 때 연내 금리를 다시 올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그렇지만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날까지 11거래일째 1500대에 머물러 본격적인 주가 회복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을 벗어나려면 외국인 매수세가 살아나야 한다"며 "외국인 매도 강도가 최근 들어 약해지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전날 337억원 순매수를 기록한 외국인은 이날도 장중 여러차례 순매수를 보이다 결국 392억원 순매도로 장을 마쳤지만 매도 강도는 눈에 띄게 완화됐다.

이와 관련,글로벌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어 외국인 매수세 회복의 호재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견조하다는 분석과 원자재 가격 안정 등으로 미국 증시에서 투자자들이 느끼는 불안감을 보여주는 일명 '두려움지수'인 VIX의 상승 추세가 꺾이고 있다"며 "국내 증시에 긍정적 요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외국인의 본격적인 국내 증시 귀환은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외국인이 코스피지수 1500대 초반에선 매수하고 후반에선 매도하는 매매 양상을 보였다는 분석이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하나대투증권은 증권선물거래소가 공매도 현황을 공개하기 시작한 지난 6월23일부터 이달 6일까지 코스피지수대별 대차거래와 공매도를 분석한 결과,1510∼1540 구간에서 대차거래 잔액이 1조6350억원 급감,외국인이 빌려 팔았던 주식을 갚기 위해 이 구간에서 집중 매수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1570∼1600 구간에선 대차거래잔액이 1조9910억원 급증했고,실제 공매도 금액도 1조5810억원에 달했다고 덧붙였다. 이 증권사 곽중보 연구원은 "대차거래와 공매도는 주로 외국인이 활용한다"며 "당분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