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광복 당시 한국에는 5263㎞의 국도가 있었다. 하지만 포장도로는 746.4㎞(14.2%)에 불과했다. 물론 고속도로는 없었다. 그나마 한국전쟁으로 도로와 교량들이 거의 파괴되다시피 했다. 정부가 고속도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1950년대 중반.도로 기술 공무원들이 미국의 도로 분야를 연수.시찰하고 난 뒤부터다. 그 후 10여년 만에 최초의 고속도로를 건설한다. 1968년 12월21일 개통한 경인고속도로다.

두 번째가 경부고속도로로 한국의 모습을 뒤바꾼 단군 이래 최대 역사(役事)로 꼽힌다. 자본도 기술도 경험도 없는 상황에서 '하면 된다'는 식으로 밀어붙인 박정희 대통령의 작품이기도 하다. 정주영 당시 현대건설 회장도 현장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공사를 강행했다. 2년반 만에 고속도로 428㎞를 완공하자 전 세계가 깜짝 놀랐다.

1970년 7월7일.경부고속도로 서울~부산 구간이 완전 개통됐다. 경부고속도로는 한국의 모습을 바꿨다. 고속도로로 물류와 사람이 오가면서 한국경제는 고속성장 가도를 달렸다.

정부는 7월7일을 도로의 날로 정해 매년 기념하고 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