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팅 감각이나 움직임 등은 좋지만 여전히 골 맛을 보지 못하고 있는 박성화호의 주축 선수 박주영(서울)이 역할 조정을 통해 남자축구 사상 첫 메달 도전에 힘을 보탠다.

3일 선수단을 이끌고 결전지 중국 친황다오에 도착해 4일 첫 훈련을 이끈 박성화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공격수 중 이근호(대구)와 신영록(수원)의 골 감각이 살아있어 다른 각도로 박주영의 쓰임새를 고려 중이다.

득점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기회를 주는 선수'로 활용할 생각"이라며 박주영의 역할에 변화를 주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지난 달 치른 세 차례 평가전에서 이근호(2골), 신영록은 득점포를 가동했지만 박주영은 공격수 중 유일하게 침묵했다.

슈팅 감각이나 경기 운영 능력, 감각적인 패스 연결 등 기량은 빼어나지만 골이 없이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

박 감독의 고려 중인 박주영의 역할은 '처진 스트라이커'와 '전담 키커'다.

4-4-2 포메이션을 기본 틀로 전술을 구사해 온 박 감독은 "4-3-3이나 4-3-1-2 포메이션으로 나설 수도 있지만 훈련없이 바로 변화를 주기도 무리다.

시스템 변화는 신중해야 한다"면서 "다만 박주영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투톱으로 세우더라도 처진 스트라이커로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4-4-2 포메이션은 유지하되 상대 수비를 헤집고 다니는 스타일인 이근호나 신영록을 최전방에 배치하고, 박주영을 그 밑에 세워 득점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맡기겠다는 것이다.

박주영의 또 다른 임무는 빼어난 킥 능력을 살릴 수 있는 전문 키커다.

박 감독은 "우리가 전문 킥이 좀 약하다. 김승용(광주)이 출전하지 못하면 그 동안 김승용이 맡아 온 전문 키커의 역할을 박주영에게 맡길 생각이다. 남은 시간 프리킥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코트디부아르와 평가전에서 갈비뼈 사이 연골을 다친 김승용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당장 7일 치를 카메룬과 본선 조별리그 첫 경기 출전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박 감독은 "본인의 의지도 강하고 경기 운영도 뛰어나다. 세 차례 평가전에서 골 맛을 봤으면 했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염려가 되긴 한다. 하지만 잠재력이 있는 선수라 올림픽 무대에서는 잘 해줄 것"이라며 박주영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드러냈다.

(친황다오=연합뉴스)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