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미국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시장을 되살리기 위한 수단으로 '커버드 본드(covered bond)'가 등장했다.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28일 "커버드 본드는 주택대출을 활성화하고 금융회사들에는 다양한 자금조달 수단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 주택시장 조정을 끝낼 여러 수단 가운데 하나인 이 상품을 활성화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건체이스 웰스파고 등 4개 금융회사도 이날 "폴슨 장관의 입장을 적극 지지하며 모기지 시장의 활력을 되찾기 위해 커버드 본드를 적극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미 정부가 꽁꽁 얼어붙은 모기지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모기지담보부증권(MBS)의 대안으로 내놓은 커버드 본드는 금융회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모기지 등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되는 유동화증권의 일종이다. MBS나 자산유동화증권(ABS)과 기본 개념은 같다. 그렇지만 기존 MBS 등이 특수목적법인(SPC)에 자산을 이전하는 것과 달리 커버드 본드는 채권 발행 금융회사가 기초자산을 갖고 있는 점이 다르다.

따라서 담보자산의 가치가 떨어지면 금융회사의 자산건전성도 덩달아 악화된다. 그런 만큼 채권을 발행하는 금융회사들이 채권의 가치하락을 막는 데 나설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종전 MBS는 투자자가 손실 책임을 지는 데 비해 커버드 본드는 발행 금융회사가 책임지게 된다. 금융회사로선 자체 신용도를 바탕으로 조달금리를 낮출 수 있어 유럽에서는 활성화돼 있는 상태다.

미 정부는 이날 가이드라인에서 커버드 본드의 발행기간을 1~30년으로 정했다. 부실 모기지 자산은 채권발행의 기초자산에서 제외토록 했다. 주택담보가치 인정비율도 최대 80%로 정해 자산건전성을 확보토록 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