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통합법을 통해 증권사들의 숙원이었던 지급결제망 사용 문제가 해결됐지만 이번에는 금융결제원이 과도한 가입비를 요구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중소형사 입장에서는 사실상 진입장벽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융결제원은 최근 각 증권사에 지급결제망 사용을 위한 가입비를 통보했다. 가입비는 증권사들이 은행처럼 현금인출기(CD)와 지로,전자금융 등을 사용하는 대가로 내는 것으로 금융결제원은 증권사별로 평균 205억원을 책정했다. 자본금 규모별로 1조원 이상인 회사는 242억~331억원,5000억원부터는 191억~226억원,5000억원 미만은 173억~209억원을 가입비로 내야 한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 관계자는 "결제망 이용에 필요한 돈은 당연히 내야 하지만 금융결제원이 산출한 방식이 기존 투자비용에 신규 투자비용을 더해 여기에 이자까지 내라는 것인데 이는 사실상 진입장벽을 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CD기의 경우 현재 7만5000대의 가격에 향후 5년간 얻게 될 수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해 가입비를 책정한 것이다.

중소형사들의 충격은 더 크다. A사 관계자는 "CD기만 이용하기 위해 중소형사도 100억원 이상을 내라는 것은 사실상 지급결제망 사용에 참여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항변했다. 중소형사들은 자칫 연간 순이익 대부분을 비용으로 내야 하는 셈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