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수 신임 국립암센터장은 22일 "내년부터 5년간 정부에서 매년 1000억원 안팎의 신약 개발 예산을 지원받아 세계시장에서 통하는 글로벌 항암제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30년간 연구한 끝에 국내 연구진이 930여개 항암제 후보물질의 특허를 받았지만 지금까지 제품화된 것은 3개에 불과하다"며 "이 가운데 매년 20개의 유망한 물질을 선정해 동물실험을 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6개가량을 임상시험에 진입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연구만 해놓으면 개발은 저절로 된다고 잘못 생각하고 있다"며 "국립암센터는 R&D(연구개발)가 아닌 B&D(가교적 개발ㆍBridging&Development)를 제대로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국립암센터가 국가예산으로 항암제 신약물질에 대한 전임상시험(동물실험),임상 1상 및 2상 시험을 진행함으로써 항암제 신약 개발의 가교 역할을 하고 이를 세계 시장에 내놓아 국민 암 치료와 국부 창출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1000억원의 자금 규모가 너무 많지 않으냐는 지적과 관련,이 원장은 "현재 정부가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재정 규모는 10조8000억원으로 1000억원이면 1%가 채 안 되는 만큼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기획재정부와 교육과학기술부 그리고 청와대까지 백방으로 설득해 긍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원장은 이와 함께 올해 15억원을 들여 암센터 내에 면역세포 항암치료제(환자 몸에서 채취한 T세포 및 NK세포를 증식한 것) 생산을 위한 우수의약품제조관리시설(KGMP)을 준공하고 내년부터 임상시험에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