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대형 법무법인이나 회계법인은 꽤 많아졌는데 대형 세무법인이 있다는 얘기는 잘 못 들어 보셨죠? 그만큼 저희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뜻입니다. "

이규섭 하나 세무법인 대표의 가장 큰 관심사는 '몸집 불리기'다. 갈수록 변호사,회계사 등 다른 전문 자격사에게 조세ㆍ세무 등 고유 업역을 침해당하고 있다는 우려에서다. "우리의 경쟁 상대인 회계와 법무서비스 업계는 시장 개방에 대비해 인수ㆍ합병(M&A) 등 대형화를 가속화하고 있지 않습니까. "

이 대표는 대형 세무법인이 많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대표는 "소규모나 개인적으로 활동하는 이들이 많은 세무사 업계의 오랜 관행을 깨야 한다"며 "기업들의 대형 프로젝트 등 큰 규모의 세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대형 세무법인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하나 세무법인은 올해 매출액 목표를 120억원으로 잡았다. 지난해 매출액이 90억원이었으니 크게 상향된 목표치다. 3년 후에는 500억원을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형 세무법인이 거의 없는 이 업계에선 단연 독보적이다. 2000년 세무사 4명으로 시작한 세무법인 하나는 8년 만에 업계 1위로 자리 잡았다.

현재 관악,부천,대구,부산 등 4곳에 지점을 두고 있으며 보유 세무사만 48명.이 밖에 공인회계사 3명,변호사 1명,미국 공인회계사(AICPA) 2명,M&A 전문가 1명 등의 인력 풀을 갖췄다.

이 대표는 최근 변호사 업계와 세무사 업계를 놀라게 했다. 지난 5월 법무법인 김장리와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한 것.국내에서 법무법인과 세무법인이 업무 제휴를 맺은 것은 처음이다. 이 대표는 로펌과의 제휴에 대해 만족한다는 표정이다. "특히 상속 분야에서 금세 효과를 드러내고 있어요. 매출도 많이 올랐죠." 이번주 내 영국의 한 회계법인과도 업무 제휴를 맺을 계획이다.

이 대표는 국세청에서만 18년을 근무한 조세 전문가다. 건국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했고 한국세무학회 부회장,한국세무법인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