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은 21일 9월 위기설은 현실화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최근 불거진 9월 위기설은 ‘국제유가 배럴당 150달러 이상으로 상승 → 국내 경상수지 적자 급증 → 원/달러 환율 상승 → 환차손 피하기 위한 외국인 주식 매도 지속 → 국제유가 폭등으로 정책금리 조기 인상 → 전반적인 자산가격 조정 시작’ 등의 시나리오에서 비롯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프레디맥과 패니매의 부실 → 금융위기의 본격화 → 민간금융기관 부실 확대 → 선진국 금융기관의 유동성 확보 욕구 확대 → 외국인 보유중인 50조원 규모 한국 국채 및 통안채 현금화 → 원/달러 환율 더욱 상승 → 가계 신용부실 및 주택가격 조정 본격화’로 이어지며 국제적 금융불안이 한국의 금융위기로 옮겨 붙는다는 것을 주요 논리로 삼고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위기설이 경각심을 일깨워준 점은 높이 사지만, 그 현실화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주장했다.

우선 국제유가가 150달러를 넘지 못하고 주춤하며 상단을 확인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투기적 요인 만으로는 펀더멘털의 급격한 위축을 불러올 수 있는 150달러 돌파가 어렵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특히 미국의 공매도 제한조치가 원유 선물시장 등 자산시장에 만연한 투기적 가격 변동을 완화시킬 것으로 기대했다.

김 팀장은 “그 동안 주식시장의 최대 위협 요인이자 경제 악순환의 출발점이었던 국제유가의 악재로서의 위력이 약해질 시기에 다가서고 있다”는 시각이다.

물론 여전히 높은 수준의 국제유가는 그 자체가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어 호재로서의 순기능을 기대하기는 이르지만, 국제수지, 환율, 물가, 금리정책 등에서는 유가 안정이 한결 여유를 갖게 할 것으로 판단했다.

미국 금융위기도 통제권 안으로 들어서고 있다는 관측이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한 미정책당국의 지원책이 주주들의 일정 책임을 요구해 증시에서 초기에 이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였으나, 전반적인 금융 시스템 위기를 막는 데는 결정적 기여를 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시차를 두고 금융 시스템 안정 효과가 주변으로 확산될 것으로 봤다.

김 팀장은 “최근 서브 프라임 자산을 인수하는 등 영업 확장이 이들 모기지업체의 위험을 키웠지만, 7월의 미국 신용불안은 금융시장의 과도한 위험인식이 빚어낸 위기였다”며 “이를 금융위기의 시작이나 본격화 단계로 판단하기보다는 7월 중순 이후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입장이다.

프레디맥이나 패니매의 금융위기가 진정된 이후 발표되는 민간 금융기관의 실적 손실은 메릴린치의 경우처럼 시장 예상보다 손실이 많거나 또는 적다는 점보다는 분기 추이가 중요한데, 분기 손실 규모가 이미 1분기에 정점을 찍은 걸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