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이달 말부터 약 3주간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 쌍용차가 일부 생산라인 조정을 통해 감산한 적은 있지만 일정기간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20일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7일까지 18일간 경기 평택공장 가동을 중단키로 했다"며 "이 기간에 도장설비 자동화와 2010년 전후 출시될 신차 생산을 위한 설비공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차는 31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여름휴가 기간이 겹치는 점을 감안,장기 휴무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쌍용차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최근 공장 증설을 이유로 장기 휴무를 제안해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쌍용차 노사는 가동 중단에 따른 실질임금 하락분 보전 방안 등을 놓고 이번 주 협의를 벌일 계획이다.

업계는 쌍용차의 공장 가동 중단이 내수 판매 부진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올초 경유값 급등 이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가 크게 부진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쌍용차가 내수시장에서 판매한 차량은 1902대로 전달(2905대)보다 34.5% 감소했다. 대형 세단인 체어맨 판매량(1335대)을 제외하면 렉스턴 등 5개 SUV는 567대 팔리는 데 그쳤다. 이달 들어 신차 가격의 최고 22%를 깎아주는 파격 할인행사를 벌이고 있지만 재고를 모두 소진시키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앞서 쌍용차는 올 5월에도 일부 생산라인 조정을 통한 감산에 나섰다가 지난 2일부터 정상 가동 체제로 복귀했다. 이 회사는 당시 노사가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6주간 생산량을 감축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었다.

쌍용차는 판매 부진이 가동 중단 배경으로 확대 해석되는 데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3주간의 자동화 공사는 공장 문을 닫은 채 진행할 수밖에 없어 여름휴가 기간에 맞춰 실시키로 한 것"이라며 "내수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돼 있지만 이달 들어 수출과 내수 모두 판매실적이 호전되는 등 분위기가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