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선 두산일가 엇갈린 행보] 박용오 회장의 성지건설은 '뒤숭숭'
두산그룹과 갈라선 뒤 성지건설 인수를 통해 재계에 컴백한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은 차남 중원씨가 검찰 수사를 받고 있어 착잡한 심경이다.

박용오씨는 동생인 박용성 회장 등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다 갈라섰다.

박중원씨는 자신이 대주주였던 코스닥 상장사 뉴월코프의 주가 조작 및 횡령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자 지난 4일 성지건설 부사장직에서 자진 사임했다.

그는 박용오 현 성지건설 회장이 지난 2월 성지건설 지분 24.4%를 인수,경영권을 확보하면서 형인 박경원 대표이사 부회장과 함께 경영에 참여해 왔다.

성지건설 내부도 중원씨가 부사장에서 물러난 이후로 뒤숭숭한 분위기다.

성지건설 관계자는 18일 "박 부사장의 사임이 박용오 회장의 심경이나 회사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지 않겠느냐"며 "아직 후임자도 결정하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아파트 분양 없이 아파트형 공장만 연말에 분양할 계획이었는데 이마저도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앞서 성지건설은 박중원씨가 이달 4일 부사장직에서 사임했는데도 이를 밝히지 않고 있다가 박씨에 대한 검찰 수사로 주가가 연일 하락하자 지난 10일에서야 사임 사실을 언론에 공개했다.

박중원씨는 대표이사는 아니었지만 회사에 끼치는 영향력이 막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용오 회장이 성지건설을 인수한 것도 장남인 박경원 부회장과 차남인 중원씨의 두산산업개발 재직 당시 경력을 활용키 위해서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실제로 박 회장은 지난 2월 성지건설 인수 이후 사실상 두 아들과 함께 회사를 운영해 왔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이달 초 1만8000원을 넘어섰던 성지건설 주가는 도이체방크아게런던이 지난 17일 보유 지분 4.48%(26만9230주)를 처분하는 등 주식 매도가 이어지면서 급락해 18일 현재 1만47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