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들이 친환경 건축기술 개발과 단지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침체된 주택건설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차지하고 장기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다목적 포석이다.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건축원가 상승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주택 입주 뒤 높은 에너지 효율과 친환경 단지로 고객들에게 보상한다는 뜻도 담고 있다. 대림산업은 최근 대전 대덕연구단지 내 건축환경연구센터에서 '친환경.저(低)에너지 비전 선포식'을 갖고 전사적으로 친환경 건축기술 개발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시공능력 평가 1위인 대우건설은 입주를 시작한 은평뉴타운 1지구 C공구 푸르지오 단지에 벽면 녹화(綠化),옥상 녹화를 시도해 도시 열섬 현상(도심 기온이 외곽보다 높은 현상)을 완화하고 냉.난방 에너지 사용을 줄였다. '쓰레기 이송.소각 일괄 처리 시스템'을 갖춰 주거환경의 쾌적함도 높였다. 포스코건설은 송도국제업무단지를 친환경 도시(에코도시)로 개발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다른 도시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이도록 설계했다. 회사 차원에서는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의 친환경 전략인 에코매지네이션(ecomagination)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건설업계에 에코(eco.친환경) 개념을 도입한 회사는 대우건설이 대표적이다. 1998년 국내 최초로 아파트에 환경 개념을 적용한 '그린홈.크린아파트'를 선보였다. 이후 2001년 11월부터 지금까지 미래형 건강주택을 짓기 위해 연세대 밀레니엄 환경디자인 연구소와 공동 연구를 진행해오고 있다.

최근 대우건설이 내세우는 대표적 에코 아파트는 서울 은평뉴타운 내 '대우 푸르지오'(은평뉴타운 1-C공구)다. 단지 인근의 진관근린공원 갈현근린공원 북한산국립공원 등 자연환경을 활용한 그린 네트워크(Green-network.녹지공간의 연결)를 구축했고,북한산 계곡에서 창릉천으로 흐르는 실개천을 복원하는 블루 네트워크(Blue-network.물 흐름의 연결)을 완성해 눈길을 끌고 있다. 요즘 유행하는 '전원형 생태도시'라는 표현을 써도 모자람이 없다.

단지 자체도 친환경 건축물 우수등급 인증을 받았다. 단지.교통.건축계획, 에너지, 대기.수질환경,생 태조경, 온열환경, 소음진동 등 21개 분야에서 우수한 점수를 받았다.

구체적으로 단지 내 벽면 녹화(綠化),옥상 녹화를 시도해 도시 열섬 현상(도심 기온이 외곽보다 높은 현상)을 완화하고 냉.난방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 있도록 했다. 또 실개천을 통해 주민들이 언제 어디서든 물과 만날 수 있는 친수환경을 만들었다.

다른 단지와 구별되는 점 중 하나는 '쓰레기 이송.소각 일괄 처리 시스템'이다. 입주민이 쓰레기를 아파트 1층에 설치된 투입구에 집어 넣으면 지하에 매설된 수송관로를 통해 수거된다. 이를 통해 악취 발생,수거차량 소음,쓰레기 적치로 인한 미관 저해 등 기존 수거 방식의 문제를 일거에 해결했다.

또 지열난방 시스템,태양열 급탕 시스템을 설치했다. 공원가로등(30기)에 전기를 공급하고 실개천 용수 펌프의 동력 전원을 태양광 발전설비에서 자체 조달하고 있다. 이 밖에 △아파트 단지,학교 등 공공시설,공원 등의 담 △보도턱,조경턱,시설턱 등 각종 턱 △구릉지 절개면 하천변 등의 옹벽 △전신주 △간판을 없애거나 규제해 '5무(無) 아파트'라고 자랑하고 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