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 이코노미가 뜬다] 美ㆍEU "IT 다음은 GT"… '실리콘밸리' 에서 '그린밸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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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달 22일 독일 라이프치히의 옛 군사기지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가 전력 생산을 시작했다. 축구장 200개를 합친 면적에 1억3000만유로를 들여 세운 '발트폴렌츠 솔라 파크'는 현재 24㎿의 발전용량을 갖고 있으며,완전 가동하는 2009년에는 40㎿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2 지난 5월 미국의 석유재벌 티 분 피켄스는 텍사스에 세계 최대 1기가와트급 풍력발전소를 짓기로 하고 풍력발전 설비를 생산하는 제너럴 일렉트닉(GE)과 계약을 맺었다. 투자비용은 20억달러에 달한다.
전 세계적으로 대체 에너지를 비롯한 친환경 산업이 뜨고 있다. 친환경 산업은 지구촌의 온실가스 배출 규제 움직임에 대응하는 소극적인 차원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인 의미에서 미래의 경제를 이끌어 갈 성장동력으로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정보기술(IT) 다음은 친환경 기술(GT:Green Technology)'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투자자금도 관련 업계로 몰리고 있다.
◆덴마크,환경산업이 GDP의 4.5%
환경 분야에 대한 각종 규제를 일찍부터 도입한 유럽에서는 친환경 산업이 이미 경제의 주축을 이루는 핵심 분야 중 하나로 부상했다. 유럽연합(EU) 공식 통계에 따르면,EU의 친환경 산업 매출은 약 2270억유로(약 375조원,2004년 기준)로 역내 총생산(GDP)의 약 2.2%를 차지한다. 독일과 프랑스 두 나라가 EU 전체 환경산업 매출의 49%를 차지하며 국가별 GDP 대비 환경산업 비중은 덴마크가 4.5%로 가장 높다. 독일은 3% 수준이다.
EU에서 친환경 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약 340만명(2005년,정규직 기준)으로 자동차(270만명),화학산업(240만명) 종사자 수를 이미 앞질렀다. 친환경 산업은 2010년까지 약 200만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U의 친환경 산업은 1990년대까지는 공해처리 산업 등 보다 전통적인 의미의 친환경 산업이 급성장했으나 이 분야가 성숙 단계로 접어들면서 2000년대 들어서는 태양광과 풍력발전 등 대체에너지 기술들이 각광받고 있다.
2006년 기준으로 EU의 풍력발전 설비는 19% 늘었고 태양광 발전설비는 57%나 급증했다.
해당 분야 기업들의 성장세도 눈부시다. 지난해 세계 최대 태양전지 생산업체로 부상한 큐셀은 2002년 첫 제품을 출시할 당시 1730만유로(약 235억원)였던 매출과 82명에 불과했던 임직원 수가 지난해 8억유로(1조800억원),1700여명으로 각각 불어났다. 올해 매출 목표는 12억유로.작년 10월에 세웠던 목표 10억유로를 다시 20% 늘려 잡았다.
◆그린밸리의 부상
친환경 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자 환경 분야에서의 '마이크로소프트(MS)'나 '구글' 같은 기업의 탄생을 기대하는 벤처투자 자금들이 몰리고 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온라인 결제 서비스 업체인 페이팔의 공동 창업자 에론 머스크는 전기스포츠카 개발 업체인 테슬라모터스에 투자했다. 선마이크로시스템즈의 공동 창업자인 비노드 코슬라와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의 대부로 군림하고 있는 '클라이너 퍼킨스 코필드 앤드 바이어스'의 존 도에르도 친환경 기술 벤처기업들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구글 창시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도 산하 자선단체인 '구글닷오알지(google.org)'를 통해 석탄보다 더 싼 진정한 재생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실리콘 밸리'가 이젠 '그린 밸리'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벤처 캐피털리스트 도에르는 "현재 세계 인구가 사용하는 전력량은 15테라와트(1테라와트=1000기가와트)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전 세계 경제규모의 약 10분의 1 수준인 연간 6조달러의 비즈니스"라고 말했다. 사모펀드도 대체에너지 투자에 눈을 돌리고 있다. 사모펀드 블랙스톤은 독일 풍력발전소 건설에 16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기존 대기업들 역시 환경 비즈니스에 대한 관심이 높다. GE는 풍력터빈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태양에너지 사업 쪽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BP와 로열더치셸 등 대형 석유회사와 듀폰 등 화학회사들도 학술적인 연구와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소형 회사들의 개발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브라질 등 신흥국도 친환경 관심
친환경 산업 바람이 불기 시작한 곳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뿐만이 아니다.
중국과 브라질 등 신흥경제국가에서도 환경산업을 신 성장동력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중국은 여전히 화력발전소를 많이 건설하고 있지만 대형 풍력발전 시설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중국의 풍력발전 용량은 올해 65%가량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브라질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바이오연료 생산국이다. 브라질은 자국에서 운행되는 자동차 연료의 40%를 바이오연료로 충당하고 있으며 곧 전력의 15%를 바이오연료를 활용해 공급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아직까지는 대체에너지가 석탄 등 화석연료에 비해 비싼 편이지만 온실가스에 대한 규제가 엄격해지고 기술이 발전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되면 선진국과 개도국을 불문하고 관련 시장이 급팽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
#2 지난 5월 미국의 석유재벌 티 분 피켄스는 텍사스에 세계 최대 1기가와트급 풍력발전소를 짓기로 하고 풍력발전 설비를 생산하는 제너럴 일렉트닉(GE)과 계약을 맺었다. 투자비용은 20억달러에 달한다.
전 세계적으로 대체 에너지를 비롯한 친환경 산업이 뜨고 있다. 친환경 산업은 지구촌의 온실가스 배출 규제 움직임에 대응하는 소극적인 차원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인 의미에서 미래의 경제를 이끌어 갈 성장동력으로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정보기술(IT) 다음은 친환경 기술(GT:Green Technology)'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투자자금도 관련 업계로 몰리고 있다.
◆덴마크,환경산업이 GDP의 4.5%
환경 분야에 대한 각종 규제를 일찍부터 도입한 유럽에서는 친환경 산업이 이미 경제의 주축을 이루는 핵심 분야 중 하나로 부상했다. 유럽연합(EU) 공식 통계에 따르면,EU의 친환경 산업 매출은 약 2270억유로(약 375조원,2004년 기준)로 역내 총생산(GDP)의 약 2.2%를 차지한다. 독일과 프랑스 두 나라가 EU 전체 환경산업 매출의 49%를 차지하며 국가별 GDP 대비 환경산업 비중은 덴마크가 4.5%로 가장 높다. 독일은 3% 수준이다.
EU에서 친환경 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약 340만명(2005년,정규직 기준)으로 자동차(270만명),화학산업(240만명) 종사자 수를 이미 앞질렀다. 친환경 산업은 2010년까지 약 200만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U의 친환경 산업은 1990년대까지는 공해처리 산업 등 보다 전통적인 의미의 친환경 산업이 급성장했으나 이 분야가 성숙 단계로 접어들면서 2000년대 들어서는 태양광과 풍력발전 등 대체에너지 기술들이 각광받고 있다.
2006년 기준으로 EU의 풍력발전 설비는 19% 늘었고 태양광 발전설비는 57%나 급증했다.
해당 분야 기업들의 성장세도 눈부시다. 지난해 세계 최대 태양전지 생산업체로 부상한 큐셀은 2002년 첫 제품을 출시할 당시 1730만유로(약 235억원)였던 매출과 82명에 불과했던 임직원 수가 지난해 8억유로(1조800억원),1700여명으로 각각 불어났다. 올해 매출 목표는 12억유로.작년 10월에 세웠던 목표 10억유로를 다시 20% 늘려 잡았다.
◆그린밸리의 부상
친환경 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자 환경 분야에서의 '마이크로소프트(MS)'나 '구글' 같은 기업의 탄생을 기대하는 벤처투자 자금들이 몰리고 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온라인 결제 서비스 업체인 페이팔의 공동 창업자 에론 머스크는 전기스포츠카 개발 업체인 테슬라모터스에 투자했다. 선마이크로시스템즈의 공동 창업자인 비노드 코슬라와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의 대부로 군림하고 있는 '클라이너 퍼킨스 코필드 앤드 바이어스'의 존 도에르도 친환경 기술 벤처기업들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구글 창시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도 산하 자선단체인 '구글닷오알지(google.org)'를 통해 석탄보다 더 싼 진정한 재생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실리콘 밸리'가 이젠 '그린 밸리'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벤처 캐피털리스트 도에르는 "현재 세계 인구가 사용하는 전력량은 15테라와트(1테라와트=1000기가와트)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전 세계 경제규모의 약 10분의 1 수준인 연간 6조달러의 비즈니스"라고 말했다. 사모펀드도 대체에너지 투자에 눈을 돌리고 있다. 사모펀드 블랙스톤은 독일 풍력발전소 건설에 16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기존 대기업들 역시 환경 비즈니스에 대한 관심이 높다. GE는 풍력터빈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태양에너지 사업 쪽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BP와 로열더치셸 등 대형 석유회사와 듀폰 등 화학회사들도 학술적인 연구와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소형 회사들의 개발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브라질 등 신흥국도 친환경 관심
친환경 산업 바람이 불기 시작한 곳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뿐만이 아니다.
중국과 브라질 등 신흥경제국가에서도 환경산업을 신 성장동력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중국은 여전히 화력발전소를 많이 건설하고 있지만 대형 풍력발전 시설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중국의 풍력발전 용량은 올해 65%가량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브라질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바이오연료 생산국이다. 브라질은 자국에서 운행되는 자동차 연료의 40%를 바이오연료로 충당하고 있으며 곧 전력의 15%를 바이오연료를 활용해 공급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아직까지는 대체에너지가 석탄 등 화석연료에 비해 비싼 편이지만 온실가스에 대한 규제가 엄격해지고 기술이 발전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되면 선진국과 개도국을 불문하고 관련 시장이 급팽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