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마이크 실수는 이번 일본 홋카이도에서 열린 G8(선진 8개국) 정상회담에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부시 대통령은 2006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G8 정상회담 오찬 자리에서 토니 블레어 당시 영국 총리와 대화하던 중 '헤즈볼라의 형편없는 짓(shit)' 등 원색적인 단어를 쓴 데다 장황하게 발언하는 다른 정상들에 대한 불평까지 미처 꺼지지 않은 마이크를 통해 고스란히 생중계돼 화제가 됐었다.

이번 회담에서도 부시 대통령의 오찬장 마이크 실수는 계속됐다. 2006년 회담에서와 같은 '막말' 실수는 없었지만 부모님의 건강，산악 자전거，부패 혐의로 고초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 근황 등에 대한 사적인 대화가 그대로 중계됐다.

인터내셔널 헤럴드트리뷴(IHT)의 보도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은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를 보고는 "어떻게 지내요 실비오,만나서 반가워요"라며 "내가 지난번 당신을 만난 이후 푸틴이 당신을 보러 왔나요"라고 말을 걸었다.

이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아버지 부시'의 사진이 실린 신문을 들고 등장했다. 허리 수술을 받은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를 최근 베를린에서 만난 메르켈 총리에게 "아버지는 어땠어요,잘 걷던가요?"라며 사담을 나눴다.

화제는 다시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에게로 옮겨갔다. 부패 혐의 등으로 여러 건의 소송에 휘말린 베를루스코니에게 부시는 "법원이 당신을 다시 추궁하고 있다는 얘기를 읽었어요"라며 화가 난다는 듯이 얘기했다. "믿을 수가 없어요. 그런 것을 본 적이 없어요. 그렇게 계속해서 당신을 쫓다니." 부시의 사담은 마이크가 꺼질 때까지 계속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