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중 '못난이' 펀드 취급을 받던 베트남 펀드가 이제 수익을 거두는 유일한 펀드가 됐다.

경제 위기설까지 나돌면서 최악의 시장으로 꼽히며 추락을 지속했던 베트남 증시가 최근 반등세를 보이며 관련펀드들도 수익률이 개선되는 모습이다.

◇ 베트남증시, 일관된 정부정책에 살아나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7일 기준 해외주식형 펀드 유형별 1주간 수익률에서 베트남펀드는 5.51%를 기록했고 한달간의 수익률에서도 3.73%로 해외펀드 중 유일하게 수익을 내고 있다.

반면 중국(-3.50),인도(-3.51%), 브라질(-6.83%),러시아(-4.08%), 중동아프리카(-3.46%) 등 주요 이머징국가들은 한주간의 수익률 뿐 아니라 한달간의 수익률에서도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이 베트남펀드의 수익률이 양호한 것은 증시부양 정책과 무역수지적자 감소, 물가상승 둔화 등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베트남 증시가 상승했기 때문.

베트남 호치민 지수는 2007년 10월 3일 1106.60을 기록하며 고점을 찍은 이후로 6월 4일 395.66를 기록하며 400선이 무너졌다. 이후에도 하락세는 계속돼 6월 20일 366.02으로 최저점을 찍었다.

그러나 베트남 정부는 지난달 19일 성장을 포기하고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선언하고, 금리를 14%로 올렸다. 이 같이 정부투자나 지출을 줄이는 등 긴축정책을 펼기로 방향을 전환함에 따라 증시는 호조세로 돌아섰다.

베트남증시는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9일까지 단 하루만을 제외하고 13거래일동안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9일 증시는 439.55로 마감해 최저점 대비 2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 일반투자자, 베트남 상승세 수혜입기 힘들어

그렇다면 일반 투자자들도 베트남 펀드의 이 같은 수익률 회복세의 수혜를 볼수 있을까?

Fn가이드가 10일 베트남 펀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현재까지 설정된 펀드 중에는 베트남 단일국가에 투자하는 펀드는 거의 없고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등의 지역에 고루 투자하는 펀드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이라는 이름만 있을 뿐 실제 투자율은 적거나 비중을 축소해 최근의 상승분을 수익률로 챙기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베트남 비중이 비교적 높은 펀드로는 'GB블루오션베트남주식혼합 1'으로 베트남 관련 유가증권 및 국내 유가증권 등에 분산투자하고 이다.

주식에 투자하는 비중이 4월 말 기준으로 70% 이상으로, 이 펀드는 7월8일 기준으로 1개월 수익률 6.77%를 기록하면서 혼합형으로 분류된 펀드 중에서 가장 우수한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월드와이드베트남적립식혼합 1'은 해외직접투자형 펀드로서, 베트남 또는 베트남 이외의 국가에서 발행된 베트남 관련 유가증권 등에 주로 투자하며 주식에 투자하는 비중이 4월말 기준으로 55% 이상이다. 이 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4.26%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KB베트남포커스혼합(Class-A)'는 베트남 주식시장의 상장주식 및 IPO확정주식에 주로 투자하고, 그 이외에 인도차이나 지역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비베트남 상장주식 등에 투자하는 혼합형 펀드로서 1개월 수익률 4.09%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베트남 비중이 적은 그 외의 펀드들은 베트남 시장의 호조세에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월드와이드차이나베트남종류주식K 1(A)'의 경우 중국, 홍콩 및 베트남 주식시장에 상장된 주식 등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로 1개월 수익률이 -4.74% 기록하고 있다.

'비타민종류형주식-자1(H)클래스A'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4개국에 투자한다고 밝혔지만 베트남 비중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1개월 수익률이 -5.18%이다.

'베트남플러스아시아주식 1'은 베트남에 소재한 회사, 베트남에서 주로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 및 베트남에 연계된 사업을 영위하는 아시아지역의 회사 등이 발행한 주식 등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라고 소개는 하고 있지만, 1개월 수익률이 -8.36%로 저조한 수준이다.

한편 S&P는 최근 베트남의 강한 자본통제정책으로 외국인투자자들의 자본이 급격하게 베트남을 이탈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고금리 등 베트남 정부의 긴축정책으로 단기적인 경기 둔화 가능성 우려는 있으나, 통화긴축이 결과적으로 베트남의 펀더멘탈 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지영 Fn가이드 펀드애널리스트는 "그 동안 베트남 투자로 손실을 많이 본 투자자의 경우, 베트남에 대한 과도한 부정적 시각은 어느 정도 거두고 성급한 환매보다는 관망을 하는 것이 손실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베트남은 천연자원과 안적자원이 풍부한 매력적인 이머징 마켓임은 분명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