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장의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칠 변수로 꼽히는 옵션만기일(10일)을 맞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매물로 나올 수 있는 매수차익거래 잔액이 사상 최대로 치솟은 상황이어서 자칫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클 수 있다는 우려감 때문이다.

9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매수차익거래 잔액은 단기 급증세를 보이며 8일 기준 7조7007억원으로 사상 최고치에 올랐다.

매수차익거래는 현·선물의 가격 차이를 이용해 현물(주식) 매수와 동시에 선물을 매도한 뒤 추후 청산(현물 매도+선물 매수)을 통해 안전하게 수익을 내는 매매기법을 말한다.

이에 따라 매수차익거래는 현물시장에선 잠재매물로 간주돼 투자심리를 위축시킨다.

실제로 이날 20포인트가량 상승했던 코스피지수가 막판 급락한 것은 환율 요인 외에도 옵션만기일 매물 부담을 피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소극적으로 대처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7월 만기일에 매물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차익거래 규모를 3000억~8000억원으로 추정했다.

문주현 현대증권 연구원은 "3개월마다 돌아오는 선물 첫 만기일인 9월까지 기다리지 않고 매월 만기되는 옵션을 이용해 이번에 청산될 매수차익거래는 3000억~8000억원 선"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최근 대량 유입되고 있는 외국인의 선물 매수세가 만기일에도 지속될 경우 매물 충격은 크게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은 이날 5711계약(약 5700억원)의 선물을 매수하는 등 최근 나흘간 1만6216계약을 사들였다.

현물시장의 외국인 매도세와는 달리 선물시장에선 주가 상승에 베팅한 셈이다.

이호상 한화증권 연구원은 "매수차익거래 잔액 중 4조원 이상은 실제 포지션이 없는 '허수'인 데다 만기일에 외국인이 선물 매수를 지속할 경우 차익·비차익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되며 옵션과 연계된 매물에 따른 충격을 상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