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선 중소제조업체 르포] 반월공단 삼양수지 이길영 대표 "가을까지 버틸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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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개월 후에 기업이 살아있을지 정말 걱정입니다."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반월공단에서 만난 삼양수지 이길영 대표는 벌써부터 가을 경기 걱정에 잠이 안온다며 줄담배를 피워댔다.
스티로폼을 만들어 대기업 건설회사 등에 납품하는 그는 올 가을에 '건설대란'이 터질 수도 있다는 업계 소문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처지다.
대란설이 현실화되면 스티로폼 회사는 물론 건설 관련 업종 모두 연쇄부도를 면키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잖아도 이미 동료 스티로폼 업체 20곳은 일찌감치 폐업한 상태.이 대표도 건설업체가 끊어준 1억5000만원짜리 어음을 갖고 있다.
이 대표는 "중국산 저가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고부가제품인 중간차음재를 자체 개발하는 등 생존 노력을 기울여 왔는데 이젠 의미가 없어졌다"며 "공장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임금 등을 해결하며 근근이 버티고 있지만,언제까지 계속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허탈해 했다.
스티로폼 원자재인 EPS 가격이 폭등하면서 원가 이하로 납품을 해왔는데, 이젠 그나마 주문마저 끊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EPS는 지난해 t당 140만원 하던 것이 현재 220만원으로 폭등했다.
마진율 20%는 이미 원가상승으로 인해 모두 사라진 지 오래다.
최근엔 천신만고 끝에 따냈던 2건의 대량 공급계약도 눈물을 머금고 취소해 버렸다.
더 이상은 수지타산을 맞출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중국이 블랙홀처럼 스티로폼을 빨아들이면서 국내 EPS업체(대기업)들이 원료를 중국에 다 내다 팔고 있어요. 수출가격이 10%가량 더 비싸니 우리한테까지 물량이 흘러오는 게 오히려 신기할 지경"이라며 혀를 찼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물류비까지 최근 폭등해 '까무라칠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부피가 큰 제품 특성상 물류비가 원가의 20%나 차지하는 형편인데 화물연대 파업전 28만원이던 5t 트럭 운행료가 지금은 40만원까지 올라 감당하기 힘들어졌다는 것.
그는 사업 실패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젊은 시절 꿈을 접는 게 싫어 '그만 포기하라'는 주변의 얘기를 애써 흘려듣고 있다고 했다.
"제조업 CEO가 꿈이었어요. 잘나가던 영업사원까지 그만두고 창업을 한 건데,지금은 사방에 우군이 없어요. 갈데까지 갔다는 느낌입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반월공단에서 만난 삼양수지 이길영 대표는 벌써부터 가을 경기 걱정에 잠이 안온다며 줄담배를 피워댔다.
스티로폼을 만들어 대기업 건설회사 등에 납품하는 그는 올 가을에 '건설대란'이 터질 수도 있다는 업계 소문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처지다.
대란설이 현실화되면 스티로폼 회사는 물론 건설 관련 업종 모두 연쇄부도를 면키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잖아도 이미 동료 스티로폼 업체 20곳은 일찌감치 폐업한 상태.이 대표도 건설업체가 끊어준 1억5000만원짜리 어음을 갖고 있다.
이 대표는 "중국산 저가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고부가제품인 중간차음재를 자체 개발하는 등 생존 노력을 기울여 왔는데 이젠 의미가 없어졌다"며 "공장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임금 등을 해결하며 근근이 버티고 있지만,언제까지 계속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허탈해 했다.
스티로폼 원자재인 EPS 가격이 폭등하면서 원가 이하로 납품을 해왔는데, 이젠 그나마 주문마저 끊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EPS는 지난해 t당 140만원 하던 것이 현재 220만원으로 폭등했다.
마진율 20%는 이미 원가상승으로 인해 모두 사라진 지 오래다.
최근엔 천신만고 끝에 따냈던 2건의 대량 공급계약도 눈물을 머금고 취소해 버렸다.
더 이상은 수지타산을 맞출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중국이 블랙홀처럼 스티로폼을 빨아들이면서 국내 EPS업체(대기업)들이 원료를 중국에 다 내다 팔고 있어요. 수출가격이 10%가량 더 비싸니 우리한테까지 물량이 흘러오는 게 오히려 신기할 지경"이라며 혀를 찼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물류비까지 최근 폭등해 '까무라칠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부피가 큰 제품 특성상 물류비가 원가의 20%나 차지하는 형편인데 화물연대 파업전 28만원이던 5t 트럭 운행료가 지금은 40만원까지 올라 감당하기 힘들어졌다는 것.
그는 사업 실패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젊은 시절 꿈을 접는 게 싫어 '그만 포기하라'는 주변의 얘기를 애써 흘려듣고 있다고 했다.
"제조업 CEO가 꿈이었어요. 잘나가던 영업사원까지 그만두고 창업을 한 건데,지금은 사방에 우군이 없어요. 갈데까지 갔다는 느낌입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