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급락의 여파로 공모주 시장도 패닉상태로 빠져들고 있다.증시 침체와 이에 따른 공모가 하락을 우려한 업체들의 상장 연기와 철회가 잇따르고 있다.

게임업체인 드래곤플라이는 3일 상장계획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박철우 드래곤플라이 대표는 "기관들이 전혀 움직이지 않아 사실상 수요 예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시장이 안정되면 다시 코스닥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수요 예측 결과 공모가가 희망가에 크게 못 미쳐 공모를 하루 앞두고 상장을 철회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올해 IPO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던 SKC&C가 지난 2일 상장을 전격 연기했으며 지난달 24일 한솔교육도 공모가가 희망가를 밑돈다는 점을 이유로 상장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수요 예측에 나서지 않은 기업뿐 아니라 수요 예측 후 기관 등을 대상으로 IR를 다니는 기업 중에도 상장 연기를 검토하는 기업이 있다"고 말해 상장 연기 및 철회 도미노현상이 일어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상장 연기와 철회가 이어지는 것은 최근 시장 급락으로 해당 기업들이 회사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없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또 과거 공모 전 통과의례로 여겨졌던 수요 예측이 상장 자체를 좌지우지하는 상황으로 변하고 있다.4일 기관들의 수요 예측 결과가 나올 아이엠의 관계자는 "공모 희망가격 하한선인 7700원은 주가수익비율(PER)이 6배를 조금 넘는 수준"이라며 "이보다 공모가가 더 낮아지면 사실상 상장 이유를 찾기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상장을 추진 중인 삼강앰엔티의 관계자도 "수요예측에서 회사가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주관사와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