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뉴타운(재정비촉진지구) 부동산 거래가 토지거래허가제한 완화에도 불구하고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뉴타운 내 사업완료구역과 존치관리구역(개발되지 않는 지역)에서 지난달부터 토지거래제한이 사실상 폐지됐지만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거래활성화 효과를 찾기 힘들다.

3일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 시행으로 거래제한이 풀린 뉴타운 지역 아파트는 1만7428가구에 이른다.

개정안 시행 이전에는 뉴타운에서 대지지분 20㎡(6평) 이상 주택을 매입하려면 기존 주택을 팔아야 하고 매입 이후엔 3년 이상 실거주를 해야 했다.

그러나 개정안 발효로 사업완료구역과 존치관리구역에서는 이 기준이 180㎡(상업지역은 200㎡) 초과로 변경됐다.

대지 지분이 180㎡를 넘는 아파트나 연립주택은 사실상 거의 없기 때문에 거래제한 폐지나 다름없는 조치이다.

그러나 현재 거래시장 반응은 '썰렁'하다.

거래제한이 풀린 아파트가 10개 단지 8939가구로 가장 많은 성북구 길음뉴타운의 경우 소형아파트에서 중.대형으로 갈아타려는 단지 내 이동수요를 제외하면 매수세를 찾아보기 힘들다.

인근 비전21공인 관계자는 "주민들이 거래 활성화와 가격 상승 기대를 많이 했는데 지난달과 거래건수.가격 등에서 변동이 없다"고 말했다.

다른 뉴타운도 사정은 비슷하다.

송파구 거여.마천뉴타운 관계자는 "뉴타운 전반에 걸쳐 매수 문의가 거의 없다"고 전했다.

동작구 흑석뉴타운의 열린공인 관계자는 "매물도 매수세도 모두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는 올 하반기에도 부동산 경기침체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수요자들의 매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곽창석 나비에셋 대표는 "실물경기 악화에 금리까지 오르면서 부동산 투자 여건이 점점 안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뉴타운에서는 존치관리구역 집값이 개발예정구역과 거의 차이가 없을 만큼 올라있다는 점도 거래 침체의 요인으로 꼽힌다.

거여.마천뉴타운의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존치관리구역 대지 지분 33㎡짜리 빌라 가격이 3.3㎡당 4000만~4300만원으로 개발예정구역의 가격과 거의 같다"며 "상당수 수요자들은 가격에 거품이 끼었다고 보는 것 같다"고 전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