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Focus] 연일 치솟는 유가…이라크, 구세주 될까
유가 폭등으로 세계 경제가 홍역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가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해외 석유 메이저 등과 계약을 맺고 대대적인 유전개발 및 증산에 나선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에 이어 석유 매장량이 세계 3위인 이라크는 선진 석유개발 기술을 활용할 경우 단시일 내 원유 생산량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 원유시장에 청신호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라크 정부는 지난달 30일 원유 및 가스유전 개발업체 등에 석유개발 입찰에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 보도했다.

후세인 샤리스타니 석유장관은 "입찰이 허용된 6개 유전은 이라크 산업의 기반"이라며 "적극적인 외국 석유업체 기술 자문을 통해 원유 생산을 현재 하루 250만배럴에서 2013년까지 450만배럴로 늘릴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라크는 석유 메이저들의 기술 및 교육 지원으로 이라크 내 원유 생산을 하루 50만배럴 이상 늘리고,2013년까지 150만배럴을 추가로 생산해 현재보다 200만배럴 이상을 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샤리스타니 장관은 석유개발권을 해외 석유업체들에 주는 데 대해 국민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메이저는 유전 생산권을 확보하기보다는 기술을 제공하는 역할을 주로 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라크와 조만간 기술자문 계약을 맺게 될 엑슨모빌과 BP 로열더치셸 등 서방 석유 메이저업체들은 앞으로 1년 동안 석유개발시설에 대한 기술적인 지원 및 현지 기술자 교육 등을 맡고 이에 상응하는 자문수수료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라크 유전개발 사업 입찰 자격을 갖춘 석유개발업체는 서방 석유 메이저를 비롯해 일본 미쓰비시와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한국가스공사,러시아 가즈프롬과 루크오일,중국 페트로차이나 등 36개 민간 석유회사 및 6개 이라크 국영석유회사 등 총 41개사다.

이라크 정부는 늦어도 내년 6월까지 해외 석유업체와 개발 계약을 맺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석유업체들은 "계약을 위해서는 장기 표류하고 있는 이라크석유법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