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EU(유럽연합)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연내에 타결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양측에 민감한 이슈도 있는 게 사실이지만 상호 양보하면 큰 어려움은 없을 겁니다."

브라이언 맥도날드 주한 EU대표부 대사(63)는 2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동차 등의 관세율 조정과 비관세장벽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면서 "양측이 이해를 잘 조정해 균형점을 찾으면 협상 타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일랜드 출신으로 미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법학박사인 맥도날드 대사는 지식재산권과 무역분야 전문가.

2006년 한국에 오기 전 홍콩 대만 등에서도 근무해 아시아 경제에 대해 정통하다.

한국 경제가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기자의 지적에 대해 맥도날드 대사는 "한국인들은 그렇게 느낄 수 있겠지만 외국인 입장에선 어렵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연 4~5% 선인 현재 성장률도 유럽국가와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며,한국 경제가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고유가 등 외부 요인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둘러싼 시위에 대해선 "외교관 입장에서 직접적인 논평을 하긴 어렵지만 쇠고기만의 문제가 아니라 물가나 실업 등 사회ㆍ경제적 요인이 복합돼 발생한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맥도날드 대사는 "유가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은 EU도 마찬가지지만 다른 국가에 비해 경제에 충격이 작은 편"이라고 소개한 뒤 "경제공동체인 EU는 각국으로 리스크가 분산돼 단일 국가에 비해 부담이 적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국가들도 지역 통합을 추진할 경우 고유가 등 외부 환경 변화에 더 잘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달러화 등에 비해 강세를 보이는 유로화에 대해선 "점쟁이들도 환율 전망은 하기 어렵다"며 "유로화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는 모르지만 유럽연합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은 튼튼하다"고 강조했다.

EU 경제는 유연하고 탄력성을 가져 현재보다 더 강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국 경제 성장을 위한 조언을 해달라고 부탁하자 그는 "외국인들의 직접 투자를 많이 받아들여야 한국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며 "한국은 투명성이 떨어지고,안정적이지 않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외국인도 꽤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실용정부의 목표대로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외국인들이 투자하기 쉽게 각종 규제를 풀고 더 좋은 투자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문이었다.

한국의 경쟁국들도 외자유치에 적극적인 만큼 이들과 비교해 더 좋은 투자 환경을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국에 온 지 1년반이 지난 맥도날드 대사는 "한국인 친구를 많이 사귀었고,한국의 자연과 음식도 좋아한다"며 "한국은 역동적인 국가로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성장잠재력이 높아 앞으로 더 발전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을 맺었다.

글=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