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2004년 수원CC 클럽챔피언을 지낸 김유길 암코트(amcot)코리아 사장(49·사진)의 골프 입문 시절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입을 다물지 못한다.

생활이 온통 골프를 중심으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1995년 골프를 시작하던 때 직장생활을 하던 그는 새벽에 일어나 출근 전까지 1시간30분가량 연습을 했다.

점심시간에도 식사를 대충 때우고 연습장을 찾았다.

퇴근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오후 6시께 퇴근하면 바로 연습장으로 가 밤 12시까지 공을 쳤다.

"당시 월급 130만원을 골프 연습에 거의 다 써버렸어요. 볼 100개짜리 한 박스에 8000원 했는데 하루 20박스를 친 적도 있고요. 16만원을 들인 셈이지요. 연습볼 값을 아끼기 위해 밤 10시에 연습장 문이 닫히면 과일과 음료수를 집사람에게 가져오라고 해서 레슨프로들과 함께 먹고 그 옆에서 연습을 하곤 했지요."

그 엄청난 연습량 덕에 허리 치수가 36.5인치에서 32인치로 줄어들어 맞는 옷이 하나도 없었을 정도다.

그는 입문 3개월 만에 84타를 쳤고 6개월 만에 김포씨사이드CC에서 79타로 첫 싱글 스코어를 냈다.

한번 마음 먹으면 무서운 집중력과 추진력으로 '끝장'을 보는 성격이 골프에 적용된 것이다.

집에서 반대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아내가 저의 적극적인 성격에 반해 결혼을 했어요.

오히려 더 지지해주었습니다"고 대답했다.

김 사장은 수원CC 클럽챔피언을 2연패하고 난 뒤 잠시 골프에 대한 흥미를 잃었다고 한다.

"골프에서 하고 싶은 것을 다해보고 나니 매력이 없어지더군요. 라운드도 연습도 시들해졌어요.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장만한 드라이버로 인해 거리가 늘면서 다시 흥미가 붙었습니다."

보통 드라이버샷을 250야드 안팎 보내던 그는 우연히 '웍스(Works) 드라이버'로 바꾸면서 거리가 크게 늘었다.

지금은 280야드 정도 나간다.

"박학기 강은철 유익종 등 친분이 있는 연예인들이 쓰던 드라이버를 빌려서 쳐봤더니 느낌이 좋더군요. 바로 구입했지요. 자신과 맞는 클럽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습니다."

김 사장은 골프를 잘 치려면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수가 될수록 골프가 예민해지다보니 스트레스가 쌓이더군요.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여유 있는 생각을 가져야만 골프가 좋아집니다. 한때 타당 수십만원짜리 내기도 해봤습니다. 그러나 고액의 내기 끝에는 싸움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요. 요즘엔 큰 내기는 절대로 안 합니다. 아마추어는 이런 식으로 골프를 하면 망가집니다."

그는 "폼을 정확히 배워야만 무너져도 빨리 제 스윙을 되찾을 수 있다"면서 "1년에 한두 차례 정도는 레슨을 받아 비틀어진 스윙을 교정해야 꾸준히 잘 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