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대치동 일대 동네 보습학원들이 특정 영역의 A급 강사를 불러들여 소수정예 수업을 진행하는 '부티크 학원'으로 재편되고 있다.

19일 강남 일대 학원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치동 일대에는 EBS 메가스터디 등에서 학생을 많이 끌어모으는 유명 강사(속칭 '1타 강사')들이 보습학원 등을 빌려 학생 3~4명을 모아 가르치는 '부티크 학원'이 성행하고 있다.

'부티크'는 원래 작은 의상실에서 고유한 디자인의 옷을 만들어 파는 것을 지칭하는 단어.하지만 최근 '부동산 부티크(부동산 컨설팅과 사모펀드 운영을 겸하는 소규모 회사)''부티크 로펌' 등 소규모로 전문분야에 특화한 업태를 지칭하는 뜻으로 의미가 확장되면서 학원가에도 '부티크 학원'이라는 말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

부티크 학원은 사실상 소규모 그룹과외가 학원으로 장소를 옮긴 형태다.

방학이나 입시철을 맞아 특목중ㆍ특목고에 진학하는 학생들을 상대로 한두 달 동안 집중적으로 가르쳐 성적을 끌어올리는 식이다.

국어전문ㆍ수학전문 등 학원마다 자신의 '특화과목'을 설정해 운영되며 영업 기간이 짧은 대신 학원비는 월 200만~300만원 선에 이를 정도로 비싸다.

A학원 관계자는 "과거 월 20만~30만원에 전 과목을 가르치는 형태의 보습학원으로는 대형 학원과 경쟁할 수 없어 아예 외부 강사를 초빙,소수정예 집중 강의를 실시하는 곳이 많다"며 "대치동 일대에 수십 곳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2 아들을 수학 전문 부티크 학원에 보내는 학부모 김모씨는 "유명 강사에게 개인과외를 받게 하는 것보다 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부티크 학원'은 사실상 불법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강남지역 보습학원의 기준 수강료는 과목당 월 10만7200원인데 이를 훨씬 초과했다면 명백히 불법인 데다 탈세의 여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