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도는 하늘과 산,들,바다 게다가 사람까지 푸르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청보리와 유채꽃이 장관이며 논밭 사이로 난 황톳길이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흙돌담을 두른 초가집과 다랭이 논들은 포근함마저 안겨준다.

무엇보다 영화 '서편제'의 고향으로 잘 알려진 고즈넉한 섬이다.

지난해엔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가고 싶은 섬'에 뽑히기도 했다.

홍도는 어떤가.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기암괴석과 노송,그리고 동굴이 잘 어우러져 있다.

목포와 홍도를 이어주는 흑산도는 아기자기한 해변과 주변 경치가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서해 끄트머리의 작고 외로운 섬 어청도는 맑고 푸른 바닷물과 해질녘 등대가 여간 아름답지 않다.

신선이 놀았다는 선유도,학이 날갯짓을 하는 백령도,윤선도를 생각케 하는 보길도,마치 화살에 시위를 재운 것 같은 모양을 한 삽시도.

이 섬들은 행정안전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여름 휴가철을 맞아 '휴양하기 좋은 섬 30'에 선정된 곳들이다.

삼면이 바다인 한반도에는 '그 섬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 절로 솟는 아름다운 섬들이 즐비한데,그 중에서도 볼거리와 함께 먹거리와 체험할 내용들을 고려했다고 한다.

행안부는 이번에 선정된 섬들을 여행하고 나서 후기를 쓰거나 동영상을 보낸 사람들을 심사해 해당 지자체의 특산품을 부상으로 주기로 했다.

섬여행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섬으로의 여행은 육지와는 전혀 다른 감상을 불러 일으킨다.

마치 섬을 삼키려는 듯이 달려드는 파도와 망망대해에서 불어오는 바람,옆에서 속삭이는 듯한 태고의 숨결은 저 깊은 내면의 마음을 후벼놓곤 한다.

때로는 상념에 잠기기도 하고,더러는 시적인 감흥에 어찌할 바를 몰라 밤잠을 설치기도 한다.

그래서 시인 고은은 "섬은 사람에게 꿈 혹은 임을 낳는다"고 했나 보다.

올해는 유난히도 심란하다.

고단한 삶이랑 잠시 내려 놓고,짐을 꾸려 한 며칠 만이라도 섬으로의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