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털사들이 올 들어 선박리스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화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아서다.

1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3월까지 선박리스 집행 실적은 99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외견상으론 올해도 선박리스가 작년에 이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자금이 집행된 선박리스 물건은 대부분 지난해 계약을 맺은 것들이고 올해 새로 맺은 계약은 거의 없다.

한 업체 관계자는 "선박리스는 달러로 거래하는 것이 관례인데 지난해 말부터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여파 등으로 외화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다 보니 계약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면서 "올해 들어 새로 맺은 계약이 한 건도 없다"고 말했다.

선박리스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캐피털사는 신한캐피탈 산은캐피탈 한국캐피탈 외환캐피탈 등이다.

산은캐피탈 관계자는 "지난해 선박 수요가 급증하면서 배값이 크게 올랐다"며 "배값이 높아진 상황에서 거래를 해야 할지 망설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외환캐피탈 관계자는 "금융회사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지부터 따져보고 배를 구매하는 것이 추세"라며 "달러 조달이 어려워 선박 리스 관련 문의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상반기까지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계약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넘어갔으나 하반기부터는 사정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