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화물연대 강요된 결속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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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운송사)와 운송료 인상에 대한 협의를 끝내 드디어 운행에 나서기로 했어요.
하루하루 벌이가 아쉬운 판이니까요.
그런데 빨리 일을 하고 싶지만 무서워서 나갈 수가 있어야지요…."
지난 16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의왕내륙컨테이너기지에서 만난 한 화물차 운전자는 운전대에 오르지 못하고 있었다.
연신 담배를 피워물고 차 주변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그에게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우리끼리는 타결이 됐는데 두려워서 못나가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출입구를 막아놓지도 않았는데 괜찮지 않느냐"고 해도 그는 "화물차 업계의 생리를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손사래를 쳤다.
"해당 지역의 협상이 해결됐다고 덜컥 운행에 나섰다가는 어떤 봉변을 당할지 모른다"는 추가설명이 뒤따랐다.
이 운전자의 우려대로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화물운송에 나서려는 차량과 운전자에 대한 불미스런 일들이 잇따르고 있다.
총파업 사흘째이던 지난 15일 부산에서 '파업에 동참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화물연대 소속조합원이 비조합원을 폭행하는 일이 일어났다.
다음 날인 16일에는 전남 여수에서도 화물연대 조합원 2명이 비노조원을 폭행했다.
같은 날 제주항과 목포항 등지에선 조합원과 비조합원 간 다툼으로 6명이 부상당하기도 했다.
급기야 17일에는 방화와 차량파손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운행에 나서려는 운전자들이 겁을 먹기도 했다.
충남 연기군에서 비조합원 소유 차량 2대에 불이 붙은 사건과 경기도 김포 등지에서 운행중인 차량을 세워 운전자를 폭행하고 유리창을 파손한 사건 등은 대표적 사례다.
의왕에서 만난 또다른 운전자는 "운행자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격이 이런데 누가 위험을 무릅쓰고 화물을 싣고 나가겠냐"며 "일찍 협상을 타결해도 물류에 도움이 안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운전자는 "심지어 차를 몰고 집 근처에도 못 가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차에 기대어 있는 운전자,삼삼오오 모여 얘기를 주고받는 운전자. 의왕 컨테이너 기지는 화물연대 파업이 빨리 끝났으면 하는 바람과 시름으로 뒤범벅돼 있었다.
오진우 사회부 기자 docu@hankyung.com
하루하루 벌이가 아쉬운 판이니까요.
그런데 빨리 일을 하고 싶지만 무서워서 나갈 수가 있어야지요…."
지난 16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의왕내륙컨테이너기지에서 만난 한 화물차 운전자는 운전대에 오르지 못하고 있었다.
연신 담배를 피워물고 차 주변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그에게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우리끼리는 타결이 됐는데 두려워서 못나가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출입구를 막아놓지도 않았는데 괜찮지 않느냐"고 해도 그는 "화물차 업계의 생리를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손사래를 쳤다.
"해당 지역의 협상이 해결됐다고 덜컥 운행에 나섰다가는 어떤 봉변을 당할지 모른다"는 추가설명이 뒤따랐다.
이 운전자의 우려대로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화물운송에 나서려는 차량과 운전자에 대한 불미스런 일들이 잇따르고 있다.
총파업 사흘째이던 지난 15일 부산에서 '파업에 동참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화물연대 소속조합원이 비조합원을 폭행하는 일이 일어났다.
다음 날인 16일에는 전남 여수에서도 화물연대 조합원 2명이 비노조원을 폭행했다.
같은 날 제주항과 목포항 등지에선 조합원과 비조합원 간 다툼으로 6명이 부상당하기도 했다.
급기야 17일에는 방화와 차량파손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운행에 나서려는 운전자들이 겁을 먹기도 했다.
충남 연기군에서 비조합원 소유 차량 2대에 불이 붙은 사건과 경기도 김포 등지에서 운행중인 차량을 세워 운전자를 폭행하고 유리창을 파손한 사건 등은 대표적 사례다.
의왕에서 만난 또다른 운전자는 "운행자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격이 이런데 누가 위험을 무릅쓰고 화물을 싣고 나가겠냐"며 "일찍 협상을 타결해도 물류에 도움이 안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운전자는 "심지어 차를 몰고 집 근처에도 못 가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차에 기대어 있는 운전자,삼삼오오 모여 얘기를 주고받는 운전자. 의왕 컨테이너 기지는 화물연대 파업이 빨리 끝났으면 하는 바람과 시름으로 뒤범벅돼 있었다.
오진우 사회부 기자 doc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