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은 17일 삼성SDI에 대해 2차전지 중심의 에너지 전문업체로 변화하고 있다며 7만원이던 목표주가를 10만원(16일 종가 8만73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 증권사 김지산 애널리스트는 "삼성SDI가 플라스마 디스플레이패널(PDP) 중심의 디스플레이 전문 업체에서 2차전지 중심의 에너지 전문업체로 탈바꿈하고 있다"며 "지난 16일 독일 보쉬(Bosch)와 하이브리드 자동차(HEV)용 2차전지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밝혔고, 이를 시작으로 사업구조의 근본적 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보쉬와의 합작법인 설립은 삼성SDI의 기술력과 보쉬의 고객 기반 결합이라는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며 "자동차 분야 사업 경험이 없는 삼성SDI가 HEV 전지 분야에서 선도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또 삼성전자와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PDP 사업도 실질적으로 삼성전자에게 이관하는 구조조정안의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김 애널리스트는 내다 봤다.

이 경우 고정비 부담이 감소하고 PDP의 불확실성이 제거되는 동시에, 미래 사업의 추진력이 증대된다는 점에서 기업가치 할인 요인이 해소될 것이라는 게 그의 관측이다.

단 주가는 당분간 펀더멘털보다 구조조정 방향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구조조정에 따라 주가 흐름도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되나, 단기적인 대응이 바람직해 보인다"며 "이익 창출 능력이 현재 기업 가치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개선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