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업체별 협상이 타결됐다 하더라도 이들 차주는 파업에는 계속 참여한다.
경유가 급등으로 촉발된 화물연대의 총파업은 운송료 인상문제를 둘러싸고 화주와 화물연대 간 힘겨루기 양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협상 타결 업체 수는 총파업을 계속할지 말지를 결정짓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특히 정부가 고통 분담 차원에서 화주업계가 매듭을 풀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어 이번 주를 고비로 운송료를 둘러싼 협상이 어느 정도 타결될지 주목된다.
15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화물연대의 운송 거부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달 이후 15개 업체가 운송료를 8∼29% 인상하는 선에서 화물연대와 운송료 협상을 타결했다.
현재 화물연대가 집중적으로 운송료 협상에 나서고 있는 주요 화주는 178개 업체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는 수천개 업체에서 협상이 진행 중이어서 정확한 숫자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 중 삼성전자 포스코 등 대형 사업장 4곳에서 정부가 화주들에 협상 테이블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협상이 타결된 업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들어간 지난 13일 전북 삼양사가 운송료 20% 인상으로 화물연대와 협상을 마쳤다.
같은 날 금호타이어도 6월1일자 유가를 기준으로 유류비 100% 보전 지급에 합의했다.
이에 앞서 유니드(26%),페이퍼코리아(25%),하이트맥주(29%),태안.보령.당진의 충남화력발전소(25∼29%),경남 창원 LG전자(6.6%) 등이 화물연대와 협상을 타결했다.
또 울산 소재 세방(16%),평창물류(9.9%),성우하이텍(10%)은 5월 중.하순에 걸쳐 일찌감치 협상을 마쳤다.
현재 동양(8%),쌍용(9%),아세아시멘트(8%)는 일단 화주와 운송업체의 협상만 타결된 상황이고 운송업체와 화물차주 간 협상은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화물연대와 협상을 타결한 업체들의 인상률이 제각각인 것은 각 업체들이 기존에 지급하던 운임 수준이 제각각인 데다 추가로 운임을 올려줄 여력도 업체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실제 비교적 운임 수준이 높은 울산지역 업체들과 LG전자 창원공장의 경우 10∼15% 선의 운송료 인상률을 보였다.
업계 사정상 대폭 인상이 어려운 시멘트업계도 8∼9%대 인상률을 나타냈다.
반면 그동안 저가 운임 현상이 심했던 충청,호남권에선 25∼29%대의 대폭 인상률을 기록했다.
심동진 화물연대 사무국장은 "협상을 진행 중인 전체 사업장 가운데 몇%가 운송률 합의를 이뤄야 총파업을 철회할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며 "정부가 내놓은 대책과 화주들의 대응을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