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지리 오디세이
장서우밍ㆍ가오팡잉 지음 ㅣ 김태성 옮김 ㅣ 일빛 ㅣ 576쪽 ㅣ 2만3000원

현존 세계 최고 지도인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에는 중국이 지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유럽과 아프리카는 한 덩어리의 대륙으로 아주 작게 그려져 있다.

<<문중양교수의 우리역사 과학기행>>(동아시아)에 따르면 한반도는 16세기 말에야 유럽의 세계지도에 등장했고 그나마 반도가 아니라 섬으로 그려졌다.

정확한 지리적 정보가 없었던 탓이다.

현재와 같은 세계지도는 수많은 선구자들의 헌신적 탐험과 발견이 있고서야 완성된 것이다.

이 책은 '세계지리 대발견'이라는 원제가 말해주듯 동서고금을 망라한 인류의 지리적 탐험과 발견에 관한 이야기다.

기원전 6세기 페니키아인들의 항해 탐험으로부터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과 19세기 이후 남북극 탐험에 이르기까지 세계 역사에 큰 영향을 미친 47가지 탐험과 발견의 과정 및 배경,역사적 의의를 설명하고 있다.

지중해 동쪽 해안의 작은 문명국가였던 페니키아는 고대 세계 최초의 해상 민족으로서 뛰어난 조선술과 항해술을 자랑했다.

기원전 3000년께 이집트와 시리아 등지를 상대로 교역관계를 수립했고 이를 위해 초대형 선박을 건조했으며 기원전 7세기에는 2년여에 걸쳐 아프리카 대륙 연해를 일주했다.

고대 그리스·로마인들은 끊임없는 모험과 발견,정복과 확장으로 지중해 문명과 제국을 건설했고,중세 아랍인들은 무역상이자 여행가 탐험가로서 유럽·아프리카·남아시아·동남아시아·중국을 잇는 상권을 형성했다.

마젤란의 세계 일주 등 잘 알려진 탐험과 발견은 물론 코르테스의 멕시코 정복,대서양 북동항로 개척,시베리아 탐험과 태평양의 여러 섬 발견 등 잘 알려지지 않은 탐험과 발견의 역정들도 풍부한 시각자료와 함께 그려져있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인간의 호기심과 용감한 탐색을 예찬하는 저자의 시각,탐욕을 동기로 한 서구문명의 지리적 발견은 힘을 앞세운 식민지 확장과 약탈의 역사였다는 번역자의 관점을 함께 견지하며 읽으면 좋겠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