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뛰면서 은행 금리가 물가 상승률을 못 따라가는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가 도래했다.

최근의 물가 상승세는 석유 농산물 등 원자재 가격의 급등으로 전 세계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어서 당분간 이러한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은행예금을 이용해온 보수적인 투자자들도 원금 손실의 우려가 적으면서 은행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상품을 찾아 나서고 있다.

물가가 오르더라도 수익성이 나빠지지 않는 물가연동 채권과 은행 이자보다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원금보장형 주가연계증권(ELS) 등이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물가연동 채권으로 물가 상승 헤지

일부 발빠른 투자자들은 물가연동 채권 투자에 나서고 있다.

물가연동 채권은 만기가 10년짜리 국채로 전년 동기 대비 소비자 물가지수가 오르면 만기시 받는 원금도 같이 불어나는 상품이다.

이 채권은 가까운 증권사 지점에서 매수할 수 있으며 액면가가 1000원으로 최저 1000원부터 매입이 가능하다.

10년 만기 채권이지만 다른 채권과 마찬가지로 만기시까지 보유할 필요는 없으며 증권사 지점에서 팔 수도 있다.

물가연동 채권에 투자할 경우 물가 상승으로 원금이 늘어나도 원금 증가분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 개인투자자를 제외하면 물가연동 채권은 표면이자 소득에 대해서만 15.4%의 이자소득세를 떼고 있다"며 "대개 표면이자율은 2%대여서 실질적으로 내야 할 세금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물가연동 채권은 물가가 하락할 경우 오히려 원금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원금보장형 ELS 등도 인기

물가연동 채권의 수익률에 만족하지 못하는 투자자라면 원금보장형 ELS를 대안 투자처로 고려해볼 수 있다.

원금보장형 ELS는 만기시까지 발행 조건을 만족하지 않아도 원금은 그대로 살아 있는 반면,발행 조건을 만족할 경우에는 은행 정기예금의 배 이상 수익을 받을 수 있다.

예컨대 대우증권이 이달 2~3일 공모한 포스코-에쓰오일 원금보장형 ELS의 경우 6개월마다 두 종목의 주가가 발행일 주가보다 높기만 하면 연 14% 수익을 지급한다.

또 두 종목 주가가 만기일까지 20%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연 7%의 수익을 확정 지급한다.

3년 만기이므로 이 경우 원금의 21%를 수익금으로 받을 수 있다.

이 두 조건에 해당하지 않아도 원금은 보장한다.

최근 ELS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작년 12월 1조2000억원 수준이던 ELS 발행액은 지난 4월 사상 최대인 2조9195억원으로 급증했고,이후 5월에도 2조7709억원을 유지하는 등 꾸준히 발행 규모가 늘고 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적당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자금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증권사들도 원금을 보장하면서도 투자자에게 더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는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이 판매할 ELS 상품이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코스피200지수에 연동되는 1년 만기 상품으로 1년간 코스피200지수가 발행일 기준보다 30% 초과 상승한 적이 없으면 지수 상승률의 105%를 수익금으로 지급한다.

초과 상승했다 해도 연 6%의 수익을 지급한다.

이 ELS는 오는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만 공모한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