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미국계 생명보험사인 메트라이프생명의 변액보험 회계처리 등을 문제삼아 약 860억원의 법인세를 추징키로 하자 메트라이프생명이 반발하고 있다.

생명보험 업계는 변액보험의 회계처리에 따른 세금 추징은 메트라이프생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어서 법인세 추징이 업계 전체로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13일 국세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3개월 동안 메트라이프생명에 대한 정기세무조사를 실시한 결과 법인세를 누락했다고 판단,최근 약 800억원의 세금을 추징키로 했다.

국세청은 변액보험의 회계처리 과정,재보험 거래 과정,이월결손금 법인세 공제 등의 과정에서 세금이 누락됐다며 메트라이프생명에 과세예고 통보서를 발송했다.

메트라이프는 이에 반발해 국세청에 과세전 적부심사를 청구했다.

메트라이프는 국세청이 세금 추징에 나설 경우 국세심판원에 불복신청을 하거나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을 검토할 예정이다.

보험업계는 메트라이프에 대한 국세청의 세금 추징이 변액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생보사 전체로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국세청은 생보사들이 변액보험을 통해 법인세를 줄여왔다고 보고 있다.

변액보험은 고객의 보험료 일부를 펀드에 투자해 실적에 따라 돌려주는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보험사는 현행 회계기준에 따라 변액보험을 회사 고유자산이 아닌 신탁자산인 '특별계정'으로 분리한다.

즉 변액보험의 투자성과를 회사 손익계산서에 반영하지 못하게 돼 있다.

하지만 국세청은 보험사들이 법인세를 신고할 때만 특별계정 중에서 '유가증권평가손익' 항목을 세무조정에 반영,세무상 이익을 축소해 법인세를 줄여왔다는 판단이다.

국세청은 이에 따라 지난 4월15일 모든 생보사에 2003년부터 2007년까지 변액보험 등 특별계정 관련 유가증권 평가손익의 구체적 내용을 제출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지난 3월 말 현재 전체 생보사 변액보험 판매규모(수입보험료)는 20조4300억원이다.

국세청이 변액보험과 관련,과세에 나설 경우 생보업계 전체로 추징규모는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의 과세방침에 대해 생보업계는 "현행 감독규정과 회계기준에 따라 변액보험을 특별계정으로 회계처리한 것인데 국세청이 뒤늦게 세무조정을 이유로 과세한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정한 기준에 따라 보험사들이 정당하게 회계처리를 했다면 국세청의 과세 조치는 보험사 입장에서 억울한 측면이 있다"며 "정부 부처 간 조율이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