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즉시 분양권을 전매할 수 있는 서울 강북의 한 아파트 청약에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다.

청약을 위해 수요자들이 밤늦게까지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됐고 서울에서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떴다방(이동중개업소)'까지 등장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서희건설은 성북구 하월곡동의 주상복합아파트 '스타힐스' 청약에 수요자들이 대거 몰리자 지난 11일 모델하우스에서 공개추첨을 통해 당첨자를 선정했다.

이 아파트는 앞서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이틀 동안 진행된 청약에서 151가구 분양에 7477명이 몰려 49.5대 1의 높은 경쟁률로 마감됐다.

당시 청약은 모델하우스에서 직접 이뤄져 현장에는 아침부터 밤까지 줄을 선 수요자들로 붐볐다.

한 청약자는 "오전 10시에 줄을 섰는데 밤 9시에야 청약을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공개추첨 현장에는 분양권을 중개하려는 '떴다방' 업자까지 등장했다.

이들 업자들은 당첨자들로부터 매물을 확보한 후 수백만원의 수수료를 받으며 투자자들에게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스타힐스 분양에 투자자들이 대거 몰린 것은 이 단지가 무엇보다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고 분양가도 저렴한 편이어서 곧바로 시세차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지 분양업계에 따르면 스타힐스는 계약금에 웃돈 1000만~3000만원을 얹은 가격에 분양권 매물이 나와 있다.

스타힐스는 등기나 입주 후에 매매가 가능한 일반 아파트와는 달리 계약일인 12~13일에 계약금(3400만~4660만원)을 내고 계약하면 즉시 분양권을 팔 수 있다.

이는 주택건설촉진법이 개정되기 이전인 2002년 건축허가를 받아 분양권 전매제한 대상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분양가도 3.3㎡당 1300만원대로 주변 시세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동일하이빌이 지난달 인근 월곡동에서 분양한 주상복합아파트 '동일하이빌뉴시티'는 3.3㎡ 분양가가 1800만원대였는데도 불구하고 순위 내 청약을 마감했다.

중.대형 주택 위주인 동일하이빌뉴시티와는 달리 스타힐스가 88~114㎡(27~34평)형의 중.소형으로만 구성된데다 토지 매입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해 분양가가 낮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연구소장은 그러나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 지난해 청약 광풍이 불었던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송도 더 프라우' 오피스텔도 현재는 프리미엄이 많이 떨어졌다"며 "뒤늦게 비싼 값에 분양권을 샀다간 낭패를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