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전 에이미 양(Amy Yang) 선수가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 도이치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에서는 우승사실만 보도됐으나 AP 등 외국뉴스는 사우스코리안 틴에이저인 에이미 양이 그녀의 국제 토너먼트 첫 우승 상금인 6만1260달러 전액을 쓰촨성 지진피해자들을 위해 헌금한다는 인터뷰 내용을 길게 소개했다.
이틀 뒤 베이징에서 열린 TV바둑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이세돌 9단이 우승,조한승 9단이 준우승을 차지하며 쓰촨성 지진 피해자들을 위해 상금 전액(우승 250만엔,준우승 50만엔)을 성금으로 내겠다고 밝혔다.
이런 우리 젊은이들의 국제적 선행(善行)은 작은 뉴스이며 외국인들에게도 크게 알려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지구촌 시민으로서의 자질을 보여준 것이라 반갑기 그지없다.
이런 뉴스가 하나둘 쌓이다보면 한국이 이웃을 배려하는 신사 나라라는 점을 세계에 알릴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경제적 대외의존도가 극도로 높은 국가라서 지구촌 사회에 깊숙이 박혀 살아야 한다.
좋은 이웃으로 인정받아야 지구촌의 정치,외교,경제사회에서 경멸과 기피의 대상이 되지 않을 터인데 과연 우리는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가.
지금의 광우병사태는 우리가 지구촌 사회에서 어떤 이웃인지 스스로 가늠할 잣대가 될 것이다.
버시바우 주한미국대사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재협상과 관련해 "한국인은 과학에 대해,그리고 미국 쇠고기의 실상에 대해 더 알아보려(배우려) 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3억명의 미국인들이 주식(主食)으로 먹는 미국 쇠고기는 세계에서 아마 가장 안전한 쇠고기 중 하나일 것이다.
이것을 먹으면 무조건 광우병이 걸릴 것처럼 거국적으로 소동을 벌인 한국인은,비록 그가 사과를 하긴 했으나,과학과 미국소를 알려고도 하지 않고 떼를 쓰는 행위로 보일 것이다.
이에 대해 우리의 야당 대표는 "국민 전체에 대한 모욕"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영국에서 공부한 유학파이니 과학과 미국 소에 대해서 알고 에티켓도 알 것이다.
그럼에도 촛불집회장을 찾아다니며 시위자들을 격려하고 다닌다.
당파의 이익을 챙기겠다고 이렇게 남의 나라 국민이 먹는 음식을 병균덩어리로 매도하는 것이 오히려 오만방자하게 남을 모욕하는 것이 아닌가.
한 방송사는 다우너 소를 광우병 소라고,광우병이 아닌 병(CJD)으로 죽었다고 의심되는 사망자를 광우병(vCJD)에 걸려 죽었다고 내보내 촛불시위를 유발한 측면이 있다.
만약 어느 교수나 기업,정부가 이런 입증되지 않은 내용을 퍼뜨렸다면 어찌 됐겠는가.
방송의 맹공격을 받아 존재조차 불가능했을 것이다.
투명하고 개방한 선진국가라면 지구촌 이웃의 음식을 '미국소=미친소'란 등식을 유발케 하는 방송은 시청자가 먼저 외면하게 된다.
그러나 지금 우리국민은 아직 이 같은 자정(自淨) 능력을 발휘할 만큼 성숙되지 못한 것 같다.
정부 또한 국민을 미신,공포,폭력에 방치하는 무능함을 보이고 있다.
냉정히 말해 이렇게 정치를 하고 국민이 부화뇌동하며 남을 폄하하는 나라는 폐쇄국이 돼 자기들끼리만 살아야지 국제사회의 일원이 될 자격이 없는 것이다.
합리와 공권력이 부재한 상태에서 한국은 다음 아고라나 시청 앞에 모인 집단이 국가정책을 쥐락펴락하는 나라가 됐다.
공법질서는 무너지고 제 이익을 위해 공동체사회를 유린하는 사람들이 지배하는 사회인 것이다.
지구촌 사회에서는 이런 행위자는 철저히 배척된다.
국가적 손실을 차치하고라도 이번 광우병사태는 한국의 세계화 시계를 아마 외환위기 훨씬 이전으로 돌려놓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