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위기의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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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가보니 베트남 현지 상황 어떤가?
주가 폭락한 만큼 우선 객장부터 찾아봤다. 절반이 텅 비어있었다. 또 앉아있다고 해도 실제 거래를 하기 보다 그냥 지켜보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투자자와 국내 증권사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자.
-인터뷰: 응위엔 티 휘엔 (28, 자문업)
"지난해 초 주식을 샀는데 작년에 30만 큼 주가가 떨어졌다면 올해는 50이 떨어졌다.
올 들어 주식 매매를 잠시 멈춘 상태다."
-인터뷰: 변원섭 골든브릿지증권 하노이 법인장
"전에는 아침 8시 이전부터 손님들이 와서 회사 앞에 오토바이가 즐비하고 객장도 그야말로 발 디딜틈이 없다고 할 정도로 꽉 찼는데 지금은 휴장인지 확인이 안 될 정도로 사람이 없고 텅 비어있다."
주식시장이 어렵다는 걸 알겠다. 다른 경제 상황은 어땠나?
그야말로 거리 곳곳이 치솟는 물가의 산 증거였다. 시민들 목소리 직접 들어보자.
-인터뷰: 레�o중 (33, 레스토랑 매니저)
"10년 영업하면서 시장에 따라 가격 조정했는데 최근처럼 단기간에 많이 올린적은 없다. 처음있는 일이다."
-인터뷰: 응위엔 쯔엉 다 (21, 아르바이트생)
" 작년과 비교했을 때 (가게)물건값이 15% 가량 올랐다"
이렇게 물가가 오르다보니 화폐가치가 떨어진다는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실제 하노이 공항 면세점에서는 자국 통화인 '동화'를 받지 않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지고 있었다. 공식 환율을 적용하면 1달러에 1만6천여동이지만 암시장에서 거래하면 달러당 1만8천동을 받으니까 자기들 화폐를 못 믿겠다는 거였다. 외국인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경제 상황이 심각하다는 걸 알겠다. 최근에는 IMF위기론까지 나왔는데 베트남 정부 입장은 어떤가?
상황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점이 불행중 다행이었다. 경제 회복시기를 빨라도 내년초로 잡고 있었다. 다시 말해 올해말까지는 경제가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란 얘긴데 직접 들어보자.
-인터뷰: 응우엔 도안 흥 증권감독위원회 부위원장
" 지금 정부의 제일 낙관적인 판단은 올해 말까지만 어려움을 생각하고 있다."
"비관적 전망을 보자면 다른 기관, 전문가들은 연구한 결과가 2009년 6월~말이다."
하지만 IMF위기설에 대해서는 과하다는 반응이였다. 실제로 베트남 현재 외환보유고 대비 단기부채 비율 10% 수준이고 외국 자금을 합친다고 해도 전체 외환보유고의 60%정도를 차지하고 있어서 당장 외환유동성 부족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선정적인 외부기관에 대해 꼬집는 소리를 했다.
-인터뷰: 응우엔 반 뚜안 베트콤은행 부행장
"1년 전에 베트남을 호랑이라고 했던 기관들이 최근에는 고양이라고 한다. 불과 1년 사이에 그렇게 평가를 바꾸고 짧은 기간에 그렇게 한꺼번에 비관적으로 돌아서는 것이 과연 맞는지부터 의문이다."
경제 상황이 안 좋지만 IMF위기는 아니라는 말인데, 그렇다면 베트남 정부의 대책은 어떤가?
크게 물가안정과 증시부양책이었다. 우선 물가를 잡기 위해서 강력한 긴축정책을 추진중이었다. 은행 금리와 지준율을 높이고 신용대출증가율 제한하는 한편 주식과 부동산 대출 등의 관리책을 펴고 있었다. 또 정부 지출을 10%가량 줄였다.
이처럼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경제성장도 희생하겠단 입장이였다.
-인터뷰: 응우엔 도안 흥 증권감독위원회 부위원장
" 당초 베트남 정부의 목표 GDP 성장률인 8.5~9%에서 최근엔 7%로 내렸다."
" 경제가 안정되려면 인플레이션을 잡는 게 우선이다."
증시부양대책은 어떤 내용인가?
핵심은 깡통계좌 해결이라고 할 수 있다. 증시 폭락으로 현재 8천억원 정도가 깡통계좌로 추산된다. 은행에서는 이들 깡통계좌를 정리하기 위해 주식을 매도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베트남 증시는 더욱 폭락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베트남 정부는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매도하지 못하도록 하고 베트남 정부가 은행에 보조금을 주는 방안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해외투자를 적극 유치하기 위해 투자 유치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법령 정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
아무래도 투자자들이 가장 궁금한 부분은 그래서 베트남펀드는 어떻게 되겠느냐 하는 점일텐데 어떤가?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와 있었다.
유대표는 베트남 경제 상황이 한국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심각하다고 하면서도 베트남에 대한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직접 들어보자.
-인터뷰: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올해도 그렇고 어느 정도 시기 지나야 바닥 알 수 있는 만큼 지금은 보수적 입장이다. 다만 저희 5년짜리 펀드 경우 1호 3년, 2호 3년반 남았는데 그전에 충분히 반등해서 다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유사장은 그러면서 베트남 법인 설립도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재 최대 손실이 40%대에 달하는 수익률을 어떻게 2-3년동안 회복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무척 난처한 반응이였다. 만기 이후 대체상품을 내놓는 것과 증시가 안정되면 베트남 펀드를 새로 더 넣을 생각이 있다고 했다. 구체적인 방안이 나왔다기보다는 그만큼 투자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정도로 해석하면 될 것 같다.
잘 알겠다. 베트남이 갈림길에 서 있다는 걸 알 수 있겠다. 수고해줘서 고맙다.
감사합니다.
신은서기자 esshi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