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리-대학생 토론장서 `총리퇴진' 피켓 시위
6일 한승수 국무총리와 대학생들의 시국토론이 벌어진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는 50여명의 내외신 취재진을 포함해 400여명의 학생들이 들어 차 토론회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김한중 연세대총장 등 연세대 관계자 10여명은 미리 토론장에 나와 한 총리를 맞았다.
한 총리는 토론 시간보다 10분 정도 빠른 오후 3시20분께 수행원 10여명을 동반하고 모습을 드러냈다.
총리가 나타나자 최하양(19.경제학과)양 등 연세대생 7명이 `고시 철회, 협상 무효'를 외치며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촛불 집회 과정에서 많은 시민들이 군홧발에 짓밟혔다.
총리는 일련의 사태에 책임지고 즉각 사퇴하라"고 외치며 한 총리를 따라 토론장 안까지 들어온 뒤 무대 뒤편에서 5분간 시위를 벌였다.
이후 송지헌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회에서 한 총리는 무대 중앙에 자리를 잡았고 그를 중심으로 좌우에 7명씩의 패널들이 배치됐다.
이날 토론에서 한 총리와 대학생들은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 문제와 촛불시위 폭력 진압 문제를 놓고 평행선을 달렸다.
학생들은 한 총리를 상대로 지속적으로 전면 재협상을 요구했고 한 총리는 "재협상은 국가 신뢰도를 하락시키는 만큼 협정 내용을 수정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또 폭력진압 문제를 놓고도 학생들은 "경찰이 평화 시위를 하는 시민들을 폭행했다.
어청수 경찰청장은 사퇴해야 한다"고 압박한 반면 한 총리는 "불법적으로 도로를 점거한 만큼 평화시위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고려대 출신 한 여학생이 "국민이 잘 몰라서 시위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한 총리의 현실 인식이 실망스럽다"며 "이날 토론회를 통해 촛불 시위가 정당하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총리를 몰아세웠고 방청객들은 박수를 치며 이 학생을 옹호했다.
한 총리는 결국 2시간 반에 이르는 토론을 통해 양측의 현격한 입장차 만을 확인한 채 굳은 표정으로 되돌아갔다.
한 총리가 토론회장을 빠져나갈 때에도 연세대 학생 10여명이 토론장 정문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으며 일부 학생들은 한 총리의 차량을 뒤쫓아가며 `한승수 총리는 사퇴하라'고 외치기도 했다.
하지만 당초 우려됐던 물리적 충돌 등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앞서 학생회측은 학군사관후보생(ROTC) 50여명을 토론회장 정문에 배치하는 한편 토론장 내에선 학생회 임원 100여명이 방청객들을 상대로 평화적인 토론 분위기 조성을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jesus786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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